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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민 Dec 22. 2023

여기는 도쿄도 니시도쿄시 우리집.

p38. 일본에서의 추억이 깃든 소중한 보금자리 

일본은 전세가 없다. 집을 구매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사실상 대부분이 월세다. 우리나라와 다른점이 있다면 보증금인 시키킹(敷金) 외에도 사례금이라고 할 수 있는 레이킹(礼金)이 있다는 점?


1년, 또는 3년 등 한정된 기간만을 일본에 거주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외국인에게 허락되지 않는 물건들이 많다. 20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집주인에게 연라 없이 자국으로 돌아간 외국인들로 인한 피해가 많아져 외국인 세입자를 받기 꺼려하는 집주인들도 많다(고 한다.)


새로 집을 구하러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봤는데 마음에 드는 물건 중 10이면 9은 '외국인 사절'이라고 거절통보를 받았다. 그렇게 힘이 빠져갈 무렵, 간신히 일본기업(Daiwa house)이 관리하는 물건은 외국인도 OK라고 했고 이 회사 물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집을 골라 계약했다.


일본에서의 마지막 보금자리였던 301호


2013년도에 지어진 건물로 내가 일본에 왔던 해에 지어졌다. 도쿄도(都) 니시도쿄시(西東京市)에 위치해 있다. 신주쿠까지는 세이부 신주쿠선(西武新宿線) 열차로 대략 30분정도 걸린다.


건물도 깨끗하고 햇빛도 잘들어서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거실겸 주방과 방 1칸, 샤워실, (건식)화장실로 이루어진 이름하여 1LDK 집이다.


코로나와 재택근무, 그리고 퇴사로 인해 집에 있게 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이 길어졌다. 겨울에는 난방이 되지 않으니 춥기는 하지만 언제나처럼 포근한 느낌이 나는 이 집이 너무나 좋다.


3층으로 된 작은 아파트(일본에서는 빌라를 아파트라고 한다.). 층간소음이라고 할 것도 당연히 없고 사실 이 건물에 있으면서 거주하는 사람들과 마주치는 일들이 거의 없었다. 다들 뭐하고 사는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더욱더 세상으로부터 독립된 공간이 되었던 것 같다.


종종 지인들을 초대해 홈파티를 즐기기도 했고 이직을 하면서 능력을 키우기도 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미래를 약속한 곳이기도 하다.


일본을 막상 떠나려고 하니 가장 아쉬운 것은 사실 이 집이었다. 여기에 가득찬 추억들을 어떻게 두고  떠날지 도저히 감이 오질 않았다.


마음만 같아서는 이 집을 사버리고 싶지만..!


집 주변 풍경. 주택가라서 조용하다. 우측으로는 초등학교가 있다.


그래도 떠나기로 마음 먹은 이상 보내줄 순간이 다가왔다. 이곳에서의 좋은 기억들과 기운들을 온전히 담아 일본을 넘어서 새로운 곳에서도 즐거운 추억으로 가득 채워나가겠다는 다짐을 굳게 했다.



※일본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에세이입니다. 일부 편협하거나 주관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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