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따라 집 주변에서 타코야끼를 파는 곳이 자주 눈에 띈다. 매장도 있고, 역 앞이나 집 앞에 이따금씩 푸드트럭이 보인다.
타코야끼는 일본 오사카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다. 본고장의 맛이 가장 뛰어나겠지만, 도쿄에서도 충분히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일본 전역에 프랜차이즈가 많아 맛이 어느 정도 균일하게 유지되기도 한다.
내가 주로 찾았던 곳은 긴다코(銀だこ). 서서 먹는 타찌구이(立ち食い) 스타일이 많아 간단히 한입 즐기고 가기 좋다. 타코야끼 하나에 맥주 한잔 곁들이면서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오래 서 있으면 다리가 아파 자연스럽게 절주도 되니, 나름 건강한(?) 술자리가 된다.
푸드트럭에서 파는 타코야끼는 물론 일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역 앞 광장에 자주 등장하던 작은 타코야끼 봉고차가 떠오른다. 주문과 동시에 갓 구운 타코야끼가 나오고, 그 위에 마요네즈와 가쓰오부시를 듬뿍 얹어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네기(ねぎ) 스페셜 타코야끼였다. 잘게 썬 파를 듬뿍 올려 먹는 스타일인데, 아삭한 파의 식감과 부드럽고 고소한 타코야끼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여기에 시원한 캔맥주까지 곁들이면 더할 나위 없다.
한국에서도 몇 번 타코야끼를 사 먹어봤지만, 뭔가 아쉬웠다. 반죽이 충분히 익지 않았거나, 미리 만들어둔 걸 다시 데워주면서 바삭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역시 음식은 본고장에서 먹어야 제맛인가 보다.
다음번에 일본을 방문하게 된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타코야끼에 맥주 한 캔 마시기다. 비가 오는 날도, 눈이 오는 날도 어울리는 간식이자 최고의 안주거리가 될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