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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민 Nov 11. 2022

일본에서 일본인 친구 만들기

Ep11. 라인 친구라도 될 걸 그랬나

"연락은 단체 라인(LINE)방에서만 주고 받기로 해요"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일본인과 한국인 사이에는 역시 벽이 있음을 느꼈다.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본인과 친구 되기였다.



일본인 친구 만들기 1.지인 소개


일본 생활에도 제법 익숙해졌고 회사일도 어느정도 돌아가는 상황을 이해하면서부터 심적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일본에 있으면서 일본인 친구 하나 사귀지 못하는건 왠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팀내 일본인은 딱 1명.


그러던 중 대학시절 인턴을 했던 일본기관 지인으로부터 한국어도 잘하는 일본인을 소개 받았다. 나보다는 조금 나이가 있는 형이었는데 한국에서 어학당을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 도쿄에 돌아와서는 당시 어학당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주기적으로 홈파티를 즐기고 있다고. 그래서 나도 초대 받아 주말이면 그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도쿄 에비스(恵比寿)에 있는 그의 원룸에는 주말이면 사람들로 가득찼다. 참석자들 중 일부가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그때 그때 색다른 요리를 만들어 먹었고 재료비 일부와 각자 마실 드링크 정도만 준비해가면 되었다.


홈파티 당시 모습. 흘러온 소면을 건져 먹는 '나가시소멘'을 즐겼다.


10명 내외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서 요리도 먹고 술도 한잔, 두잔 마시면서 이야기 꽃도 피우고 장난도 치면서 왁자지껄 신난게 떠들었다. 꼭 미국 영화에서 보던 홈파티 같은 느낌이었다고 할까? (물론 이곳은 일본이지만) 


나도 내 지인을 데리고 모임에 나가기도 하고 이곳 모임에 있던 일부와는 따로 유닛이 되어 평일에도 중간 중간 만나기도 했었다. 그동안의 일본 생활 중 이때만큼 일본사람들과 어울려본 적은 또 없는 것 같다.


그런데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늘 단체로 만나야 했다는 것이다. 꼭 남녀를 구분 짓지 않더라도 1:1로 만나는 일은 없었다. 조금 더 깊게 친해지고 싶은 사람도 있었지만 늘 단체를 추구했다. 일본에서는 카카오톡 대신 라인을 주로 사용하는데 라인마저도 단체방에서만 이야기 했다.


이곳에 모였던 사람들의 특성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횟수를 거듭해갈수록 왠지 모르게 나와는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일본인 친구 만들기 2.언어교환 어플


대학생때부터 일본인 친구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던 것이 있었다. 바로 펜팔사이트였다. (아마도 한일펜팔이었던 것 같은데) 언어교환을 할 친구를 만나기 위해 내 프로필을 올리기도하고 상대 프로필을 보고 연락을 먼저하기도 했다.


일본에 와서도 틈틈히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하지만 연애상대를 구하는 목적을 가진 경우들도 많았고 지역도 특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온라인 친구 이상을 만들기 어려운점이 있었다. 그러던 중 발견한 것이 언어교환 어플.


위 펜팔 서비스와 유사한 부분은 있었지만 목적 자체가 '언어교환'이었기 때문에 지역만 가까이 있다면 얼마든지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었다. 서로 일본어, 그리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열정이 컸기 때문이다.


나도 이 어플을 통해서 여러명의 일본인 친구를 만났었다. 그 중 한명과는 꽤 친해져서 한인타운에서 여러번 같이 밥도 먹고 한일문화(특히 대중음악)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덕분에 일본어 실력도 덩달아 늘었었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인가 연락이 잘 닿지 않게 되었고 나도 나대로 변화된 회사생활에 적응하느라 신경쓰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같이 술한잔 하면서 친해졌던 친구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일본에서는 좀처럼 그 방법이 통하지 않았다. 어쩌면 처음부터 많은 것을 오픈했던 내 스타일이 일본인들과 맞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일본인들은 보통 가까운 사이가 아니고서는 속마음(혼네)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렴 어떠랴. 일본인 친구 만들기 난항을 겪는 동안, 이곳에서 비슷한 일을 하고 있던 한 한국인 친구를 만났고 지금은 나의 평생 동반자가 되었다. 그런면에서 일본에서 친구 만들기만큼은 성공한 것 같다.



※일본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에세이입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려고 했으나 일부 편협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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