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을과 겨울이 찾아오면, 우리 집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 의례 하는 일이 있다.
싱싱한 감을 사거나 따오면, 집에서 제일 추운 곳- 베란다에 신문지를 펼쳐 놓는다.
감을 일렬로 주르륵 나열하기 위해서인데, 그 수가 꽤 많아서, 베란다에 들어가면 할머니 집 마루에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감이 서서히 잘 익을수록, 색상은 빨개지고 질감은 쭈글쭈글 흐물흐물해지는 게 신기했다.
'썩지 않고 홍시로 익어가는 과정이 이리 신기할 줄이야.'
잘 익은 홍시를 한입 베어 먹으면, 달콤한데 단맛이 아이스크림 못지않게 강하다!
그래서 종종 냉동실에 살짝 보관해 두었다가 먹으면 샤베트 먹는 느낌이라, 다른 느낌으로도
즐길 수 있어서, 겨울철이면 종종 즐겨 찾게 된다.
이번 해에는 겨울이 오기 전에 홍시를 다 먹어서 아쉬울 뿐이다
내년에는 좀 더 여유 있게 채워 넣어야지 :)
©2022.미혜 All Rights Reserved.
일러스트레이터 미혜(mi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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