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두 번 시작된 사람의 단어장

[2]제시어 : 먼 나라

by 장봄날

저는 30대에 혈액암을 진단받은 후 조혈모세포이식을 받고 회복 중인 작가 장봄날입니다.
앞으로 100일간 '씀' 어플에서 주어지는 제시어로 암에 걸리기 전의 생각과 암에 걸린 후의 생각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DAY 2. 제시어 : 먼 나라


[암 발병 이전]


20대, 첫 직장을 퇴사하고 받은 퇴직금으로 유럽여행을 떠났다. 언제 또 이렇게 먼 나라를 갈 수 있을지 모르니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했다. 친구들은 다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결국 혼자 여행을 갈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여행 중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문화를 접했다. 누군가가 퇴사 후 다음 직장을 구할 때까지 뭘 하면 좋겠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꼭 유럽여행을 떠나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암 발병 이후]

100번 쓰기. 김승호 회장이 무언가를 이루고 싶으면 100일간 100번을 쓰라고 했다.

강한 전처치 항암 후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았다. 몸도 마음도 무너졌고 외모마저 무너져버렸다. 빡빡이 머리로 100일간 100번 쓴 내용은 '나는 2025년(당시 기준 1년 후) 친언니 이식 100% 생착되고 해외여행을 갔다'였다.

해외여행... 그중에서도 가장 가까운 나라인 일본을 가고 싶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내일이라도 당장 갈 수 있는 나라지만 당시 나에겐 세상 어느 나라보다도 먼 나라였다. '나에게 남은 삶 동안 외여행을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

2025년 현재, 언니 유전자는 100% 생착되어 혈액수치는 안정화되었고 해외여행도 가능할 정도로 건강을 되찾았다. 지난 1년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삶은 이어져 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시가 자라는 시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