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와 어미새의 신경전
아침에 어미새소리에 잠이 깨었다. 베란다 쪽에서 응시하는 양이와의 신경전이 만만치 않다. 블라인드를 쳐놓지 않은 베란다 쪽의 창에 있는 양이를 발견하고 어미새는 주변을 돌며 아침부터 요란하게 꽥꽥거린다. 양이도 야수성이 발동하는지, 어미새를 향해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을 가로막는 유리창이 없다면 한판 붙기라도 할 참이다.
결국 베란다의 양이를 딴 곳으로 옮기고 블라인드는 끝까지 내렸다. 그제야 사방이 조용해진다. 오늘은 아예 문을 닫고 바깥구경을 말아야겠다.
이전에 <나쁜 개는 없다>는 티브이 프로가 생각이 난다. 제대로 프로그램을 시청하지는 않았지만 내용은 짐작이 간다. 난폭해 보이는 개라고 하더라도 타당한 이유가 있고, 이유 없이 난폭한 것은 아님을 보여주는 프로였을 것이다.
새도 마찬가지다. 새가 시끄러운 소리를 지르는 것에도 이유가 있다. 아침부터 그렇게 하늘이 떠나갈 듯 쩌렁쩌렁 울어 단잠을 깨우는 것도 그로서는 절박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도 마찬가지 아니겠나? 포악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 이면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새든 개든 사람이든 그 섭리가 통한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 나는 어미새와 아기새의 안정을 위해 잠시 바깥 풍경을 포기하고, 제법 커진 아기새들의 지저귐과 간헐적으로 들리는 어미새의 큰 소리를 음악처럼 듣기로 했다.
아주 힘들게 사진을 건졌다. 아기새는 확실히 머리가 6개밖에 보이지 않는다. 몸집은 커졌고 소리는 어제보다 더 크고 우렁차 졌다. 하루 사이에 또 자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