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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모다 Jul 05. 2022

어느새 여름의 한가운데

         

어느새 여름의 한가운데 와있다. 

장마철을 지나고 갑자기 닥친 무더위가 가져온 한여름의 풍경이 낯설다.      


결심을 했다. 칼퇴를 하기로. 내 온 시간을 직장에 매이기에는 억울하다.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내버려 두기로 했다. 

내가 살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적게 걸리는 퇴근시간, 그리고 여유로움. 

바이올린 연습을 하고 

있는 반찬에 양념된 고기도 구워 맛나게 저녁을 먹었다. 

오래 생각지도 못하던 저녁 산책을 나갔다.      

마스크를 벗어던진 사람들로 가득하다. 

반려견을 데리고 가족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낮 더위를 피해 저녁에 나왔다. 


어라.... 어느새 한여름이다. 

뭐하느라 여름이 온 줄도 몰랐을까? 


많이 걷지도 않았는데 땀이 난다. 

땀 흘린후의 샤워라 너무 시원하다.      


직장에서의 실수가 자꾸 생각이 난다. 

그냥 나는 실수투성이라는 그들의 딱지를 인정하기로 했다. 

완벽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려놓기로 했다. 

어쩌다 일을 잘한다면 또 다른 딱지를 받겠지만 

오늘의 딱지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그건 또 지나가는 거니까.      


실수하는 나를 보듬기로 했다. 

그래도 괜찮다. 

너무 잘하려 하지 않으니 

살 만하다. 


산책도 여유롭게 즐겼다. 

샤워도 말할 나위 없이 시원하다. 

일상의 즐거움을 다시 찾기로 했다. 

일을 하면서도 말이다.      


어느새 한여름 가운데 와있다. 

한여름이니 

한여름다워야지. 

더위로 고생스럽긴 하겠지만 

이 또한 지나갈 것이야.      


오늘 수고한 나의 어깨를 

토닥토닥 

오늘 수고한 당신의 어깨도 

토닥토닥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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