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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모다 Sep 13. 2023

돈의 정체

쇼펜하우어 행복론 3장

  

욕구충족의 제일수단은 돈   

   

아리스토텔레스가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언급한 인간의 세 가지 자산인 인격, 재산, 명성 셋 중 두 번째인 인간이 지닌 것(소유)의 정점은 돈이다.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은 돈으로 해결되기 때문이다. 해서 인간의 변화무쌍한 욕구의 대상을 충족시켜 주는 돈을 사랑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일이라고 쇼펜하우어는 전제한다.      


지칠 줄 모르고 변신에 능한 프로메테우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 모든 사물로 모습을 변화할 수 있으며 예언력 있음)처럼 변화무쌍한 우리의 소망과 다양한 욕구의 대상을 언제라도 충족시켜 주는 돈을 사랑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어쩌면 불가피한 일인지도 모른다.     

『행복론』3장 쇼펜하우어 



돈에 대한 만족도는 각자 다르다    

  


사람마다 만족하는 소유의 수준이 다르다. 각자가 가진 범위 안의 사물을 획득할 수 있을 때 만족하고 그렇지 못할 때 불행해한다. 가난한 자와 부자의 소유욕의 차이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소유는 바닷물과 같아서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마르다.      


소유물에 관한 우리의 합리적인 소망의 한계 설정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어려운 문제다. 소유물에 관한 각자의 만족은 절대적인 양이 아니라 상대적인 양, 즉 그의 요구와 그의 소유물 간의 관계에 기인하기 때문... 인간은 각자 어쩌면 도달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자신의 지평선을 갖고 있다. 각자의 요구는 이 지평선의 범위 내에서 움직인다.    

『행복론』3장 쇼펜하우어

 

 

돈에 대한 태도의 다양함   

   

예술가나 거장은 번 것을 자본으로 축적해야 하는데 대체로 번 것을 이자라고 생각해 파멸을 맞는다. 재산을 상속으로 물려받은 자들은 자본과 자본에 의해 발생하는 이자에 대한 이해력이 있어서 자본을 안전하게 두고 이자의 일정 부분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저축하는 경향이 높아 대체로 부유하다. 상인은 돈 자체가 벌이를 위한 수단임을 알아 돈을 이용해 돈을 유지하고 늘리려 하기에 어떤 계층보다 더 부유한 생활을 한다. 유복한 집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궁핍이나 부족과 싸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보다 더욱 미래를 생각하고 경제적인 생활을 하는 반면, 가난한 집안에 태어난 사람은 가난을 자연스럽게 여기고 어쩌다 생긴 부는 향락과 낭비를 위한 여분의 것으로 여기기에 대체로 가난하다.    

  

말을 탄 거지는 말이 죽을 때까지 달린다는 속담이 그대로 맞아떨어졌구나 

『헨리 6세』 3부 1막 3장. 셰익스피어    



재산과 정신적 풍요 둘 다를 가진 자는 이중의 혜택을 받은 자    

  

재산과 명성보다 인격이 중요함은 이미 앞에서 강조했다. 그러나 인격에서 이야기하는 정신적인 풍요함, 정신력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돈은 필요하다. 물론 돈이 없는 상태 즉 완전 무소유상태에서 정신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성인 수준의 사람이 아니고서야 그것은 힘든 것 같다. 쇼펜하우어 역시 재정적인 안정이 보장된 상태에서 정신력의 발휘가 가능했다. 해서 돈과 정신적 풍요 둘 다 가진 자는 이중의 혜택을 받은 사람으로 표현한다.      


나면서부터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 가족들은 제외하고 자기 혼자만이라도 진정으로 독립해서, 즉 일하지 않고 편히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비길 데 없는 특전이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생활에 따라다니게 마련인 결핍과 고난의 면제다.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고 할 수 있는, 누구에게나 부과된 힘든 부역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운명의 이런 혜택을 받고 태어나야만 진정한 자유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참으로 독립적인 입장으로 시간과 자신의 힘의 주인이 되어, 매일 아침 “오늘도 내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물려받은 재산이 최고의 가치를 발휘하는 경우는 마침 그런 사람이 보다 높은 종류의 정신력을 타고나 돈벌이와 그다지 관계없는 일을 추구하는 경우다. 그는 운명으로부터 이중의 혜택을 받은 셈이라서, 자신의 창조적 재능에 따라 살아갈 수 있다. 그는 다른 사람이 할 수 없었던 일을 성취하고, 전 인류에 도움이 되는, 어쩌면 인류의 명예라고 할 수 있는 일을 해내 인류에게 자신의 채무를 백배로 갚을 것이다. 또한 어떤 사람은 그처럼 혜택을 받은 상황에서 박애적인 노력을 통해 인류에게 공헌할 것이다.      

『행복론』 3장. 쇼펜하우어


쇼펜하우어는 돈을 혜택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 혜택을 제대로 누리는 자는 인류에 큰 공헌을 한다고 했다. 돈의 혜택이 없다면 돈을 성취하기 위한 고통의 시간이 필요하고, 이미 성취하거나 물려받은 돈이라면 잃지 않도록 잘 지켜야 한다. 돈에 대한 태도는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르다.   

   

쇼펜하우어는 부유한 상인의 아들이었다. 나름 돈에 대한 철학이 견고하게 세워져 있는 것 같다. 왜 상인이 다른 계층보다 부유한 지를 설명한다. 자본과 이자의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할뿐더러 자본을 지키고 이자까지 불려 가는 투자의 정신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난한 자가 계속 가난하고 부유한 자가 계속 부유한 이유도 그의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된다. 여하튼, 그가 강조하는 정신적 가치를 위해 돈을 통한 자유가 중요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수단으로써의 소유이지 목적이 되면 안 된다.      


돈을 물려받았으나, 돈이 주는 자유로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 자는 무료함에 시달리고 무료함을 순간적으로 달래기 위해 돈을 마구 써 버려 빈곤에 쪼들리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고 했다. 돈은 있어도 문제이고 없어도 문제다. 그래서 지혜가 필요하다.      


다시 정리하자면, 돈을 버는 과정의 고통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잘 견디어야 한다. 돈을 벌었다면 잘 지키고 불리면 더 좋다. 돈이 주는 여가로 정신적 가치를 추구해서 변하지 않는 자산인 인격(정신적 풍요)을 향유하는 것이 행복한 삶이다. 돈의 노예가 되지 않고 돈의 주인이 되면 된다.   



비열함을 불평해 보아야 아무 소용없다. 
누가 뭐라든 그런 자가 세상을 지배하니. 

『서동시집』 괴테       


      






어제 들여온 흰꽃나도사프란

사프란을 닮아 나도사프란 

그 나도사프란을 닮아 흰꽃나도사프란이랍니다. 

수선화과에 속하는 이 꽃은 주로 흰꽃인데 요렇게 붉은빛 나는 꽃도 있어요.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이고 7-9월에 개화하고 

꽃말은 순수함과 아름다움. 

햇빛 잘 드는 장소에서 잘 자란다고 해서 베란다에 두었는데 

오늘아침 화알짝 꽃을 피웠습니다. 

오늘도 화알짝 웃는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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