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모다 Oct 21. 2023

존재의 기쁨

     

‘난 너무 슬퍼. 내가 형편없게 느껴져’    

  

숱하게 듣는 고백이다. 가까운 사람에게서 혹은 나 자신으로부터. 가장 큰 이유는 비교 때문인 듯하다. 정신을 놓치고 있다가는 광고나 대중의 흐름에 압살 당하기 십상이다. 명품하나쯤은 가져야 할 것 같다. 주변 사람들이 다 가진다는 고급 승용차도 가져야 할 것 같다. 어디 좋은 곳에 내 소유의 집도 소유해야 할 것 같다. 남부럽지 않은 직업도 가져야 할 것 같다. 쉽게 말해서 잘 나가고 싶어 진다. 사실은 무엇인가에 밀려, 있어 보이고 싶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싶어 쉬지 않고 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면 나 자신을 잃어버린 채 꼭두각시처럼, 좀비처럼, 영혼 없는 삶을 살다 어느 날 탈진해 버린다. 정작 나로 존재하는 기쁨은 알지도 못한 채.  외부의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나로 존재하는 기쁨인 것 같다. 쇼펜하우어의 표현을 빌려본다. 


나는 어떤 들꽃을 발견하고 그것의 아름다움과 모든 부분의 완벽함에 놀라워하며 소리쳤다. “하지만 이 꽃 속의 모든 것이, 이와 같은 수많은 것이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하고, 때로는 누구의 눈에 띄지도 않은 채 화려하게 피어있다가 시들어 버리지.” 그러자 꽃이 이렇게 대답했다. “이 바보 같으니! 내가 남들에게 보이려고 꽃이 핀다고 생각하니? 다른 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꽃이 피는 거야. 내 마음에 들기 때문에 꽃이 피는 거야. 나의 즐거움과 나의 기쁨은 꽃이 핀다는 데, 내가 존재한다는 데 있어.” 

『인생론 』쇼펜하우어


내가 보기에 너무 멋진데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해 슬퍼하는 친구 B에게 나는 이렇게 말한다.    

   

나의 즐거움과 나의 기쁨! 

그것이 없다면 어쩌면 인생은 무의미할 거야. 

우린 오래 그걸 상실한 채 혹은 망각한 채 살고 있었어.    

  

너의 선택을 존중하고 

너의 갈망을 존중하고 

너의 몸부림도 존중해.  

    

너라는 꽃의 아름다움은 

누구도 무엇도 앗아갈 수 없어.   

너의 진짜 아름다움을 알아차리는 사람을 만난다면 

진하게 사랑해도 좋아!    

작가의 이전글 문제는 타이밍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