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친구에게 보내는 시
아픈 친구에게 문안인사를 했다.
아픈 이유 / 나모다
꽃이 피었어
나쁜 미세먼지 속에
꽃이 추운 춤을 추고 있어
바람을 맞으며
물을 향해 발을 뻗으며
새순을 틔우고
꽃으로 피우기까지
소쩍새의 울음보다
더한 진액이 있었는지도 모르지
우리가 아픈 건
꽃을 위해서일까?
친구가 이상국 씨의 시를 보냈다.
봄나무 / 이상국
나무는 몸이 아팠다
눈보라에 상처를 입은 곳이나
빗방울들에게 얻어맞았던 곳들이
오래전부터 근지러웠다
땅속 깊은 곳을 오르내리며
겨우내 몸을 덥히던 물이
이제는 갑갑하다고
한사코 나가고 싶어 하거나
살을 에는 바람과 외로움을 견디며
봄이 오면 정말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스스로에게 했던 말들이
그를 못 견디게 들볶았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의 헌데 자리가 아플 때마다
그는 하나씩 이파리를 피웠다
하나 둘 아픈 친구들의 소식이 많이 들립니다.
나 또한 몸의 아픈 소식에 자유롭지 않습니다.
아픈 것이 나쁜 것만이 아니라고 애써 마음을 다독입니다.
꽃을 보며.
친구야! 너의 꽃을 기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