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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모다 Oct 09. 2021

마음이 시작이다

앤디와 브룩스, 차이의 시작은? 

     

'태도'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이나 상황 따위를 대하는 마음가짐 또는 그 마음가짐이 드러난 자세”이다.      

마음가짐, 자세, 태도에 따라 일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은 마치, 각도기의 각도가 중심점에서 멀어질수록 점점 커다랗게 벌어지는 것과 같다. 그 예를 영화 <쇼생크 탈출>의 두 인물에게서 볼 수 있다.     


■ 희망의 아이콘 앤디      


친구를 만나 악수하게 되기를 희망한다. 태평양이 내 꿈처럼 푸르기를 희망한다.  


앤디 / 영화 쇼생크 탈출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유망한 은행가인 주인공 앤디는 아내와 아내의 정부를 살해한 누명을 쓰고 쇼생크 감옥에 갇힌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아내의 부정에 대해 분노할 틈도 없이 자신이 살해범의 누명을 쓰게 되었다. 무죄의 항변도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살해범으로 선고받고 감옥에 수감된다. 분노, 현실 부정, 실의, 절망 사이를 오고 갔을 것이 뻔하다. 감옥 안에서 어떻게든 분노를 다른 사람들에게 표출할 수도 있고, 극한 분노가 몸으로 전달되어 질병으로 고생하거나 무기력에 빠질 수도 있었을 것이고, 아니면 복수의 칼을 갈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취한 마음의 자세는 정반대였다. 그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이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을 선택했다. 은행가로서의 지식을 활용하여 교도관과 교도소장의 세무, 회계, 자금세탁들을 돕고 그들과 호의적인 관계를 만들어가고, 수감자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 ‘희망’이라는 것을 갖게 한다. 무죄를 입증할 기회를 놓쳐 수감생활이 무기한 길어지게 되자 탈옥을 결심하고 탈옥을 위한 준비를 하나씩 한다. 망치를 구해 조금씩 벽에 구멍을 내어 수감생활 19년 만에 마침내 탈옥에 성공한다.      



■ 절망에 길들여진 브룩스      


사회에서 내가 살 수 있을 리 없어. 어떻게 하면 다시 가석방이 취하되어 교도소로 돌아갈까만 생각해. 두려움 속에 사는 건 끔찍한 일이야   


브룩스 / 영화 쇼생크 탈출


반면, 50년간의 감옥생활을 마치고 출소하여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되는 브룩스는 오히려 교도소 안을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출소 이후의 삶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고 하루하루를 교도소의 규칙에 따르며 수동적인 자세로 살고 있었다. 비록 자유를 얻었지만 너무 긴 시간의 공백 뒤에 나타난 자신 앞의 낯선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 태도의 차이는 삶의 차이      


앤디와 브룩스로 표현된 희망의 삶과 절망의 죽음 그 차이는 바로 앞으로 그들에게 전개될 삶에 대한 태도, 그 한 끗 마음의 차이에 있었다. 앤디가 보여준 희망의 태도는 무조건 열심히 하면 희망이 있다는 무책임한 희망고문이 아니다. 그의 탁월함은 현실 직시에 있었다. 이미 벌어진 일 앞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희망을 잃지 않은 일이다.      


우리의 현실도 영화의 포스터처럼 감옥의 하수구를 통과해서 밖으로 나와 비를 맞으며 자유의 포효를 하던 그 장면처럼 감옥 같은 현실을 벗어나는 순간이 올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너무 무겁다. 탈옥 시도는 발각될 수 있고 더 큰 처벌의 고통을 맞닥뜨릴 수도 있다. 억울한 누명도 벗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죽는 경우도 허다하다. 권선징악이 현실에서 적용되지 않는 경우 익히 보아왔다. 영화처럼 한방에 답이 나오지 않는 우리 현실에서 희망적 태도는 어떤 것일까?      


코로나로 인한 낯선 변화 앞에 국가적으로, 세계적으로, 연령에 상관없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시기라 더더욱 힘들다. 새옹지마라는 말이 생각난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될 때 있고, 열심히 안 해도 될 때가 있다.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현실을 인정하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하며 희망을 잃지 않는 태도는 분명 삶을 다른 모습으로 바꿀 것이다.


그래서, 나는 희망한다.

그리고 오늘 이 순간을 산다.

마음이 시작이다.                                                                       



* 이 글은 저의 블로그에 공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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