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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 에이치 Feb 13. 2024

자격증 따지 말고 업적 만드세요? 나는 자격증 딸게..

자격증 따야할 이유, 업적 만들기가 어려운 취준생-직장인 자격증 추천까지

자격증에 대한 비판적 시선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자격증이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순간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오늘 글을 쓰게 되었다.


Accomplishments Over Credentials


Reforge의 CEO이자 그로쓰 마케터 Brian Balfour는 2016년에 '7 Principles To Mastering Growth'라는 제목으로 마케터를 위한 성장 전략에 관한 글을 블로그에 남겼다. 이에 대한 글을 EO Plannet의 Vezaki님이 '새해 목표를 세울 때 봐야 할 성장의 7가지 원칙'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해주셨다. 7가지 원칙 중 내 눈을 사로잡았던 건 'Accomplishments Over Credentials(자격증 따지 말고 업적 만드세요)'에 해당하는 부분이었다.


원문을 읽어 보자.


Yet, instead of showing off work on LinkedIn I see professionals adding lists of certificates and credentials.
However, as an employer, I could care less that you took a course and passed some test. I want to see if you can actually apply it. Focus on accomplishments, not credentials.

Brian Balfour, <7 Principles To Mastering Growth>


요지는, 자격증이나 테스트 통과 여부로 그 사람이 그 지식을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그러니 자격증에 집중하기보다는 해당 지식이나 업무 경험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라는 충고이다. 사실 자격증은 고용주에게 아무것도 보장해주지 못한다.




자격증이 필요한 사람들

Tara Winstead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copy-space-8850709/

증명서에 집착하지 말고 자신만의 업적을 쌓으라는 Brian Balfour의 조언은 우리에게 충분한 인사이트를 준다. 하지만 그의 조언은 이미 '전문가'의 반열에 올라있는 사람들에게나 유효한 게 아닐까? 업적을 쌓을 수 있는 유형의 사람이라면 어떤 방법으로든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구상해서 이미 시작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적극성과 돌파력을 가진 사람은 흔하지 않은 것 같다. 흔한 쪽은 뭔가를 하기는 해야겠다는 불안감은 느끼지만 막상 뭘 해야 좋을지 몰라 갈팡질팡 하는 사람들이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교육 과정을 수료하는 것이 커리어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단박업적을 이루거나 최고의 가성비로 무언가를 성취하려다 보면 계획에 들이는 시간은 길어지고 완수는 자꾸 유예된다. 아래 제시하는 유형에 해당한다면 적극적으로 자격증이나 학습 프로그램에 시간을 투자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자격증이 도움이 되는 유형

직무 전환을 노리고 있거나, 해당 분야 경력 3년 미만이다.

원하는 분야에서 채용 시 우대해 준다.

빠르게 성과를 내야 하거나, 창의적인 일이 어렵고 귀찮다.


(1) 경력 연차가 낮다


해당 분야에 종사하고 있지 않다거나 경력 연차가 낮다면, 사내에서든 사이드 프로젝트로든 눈에 띄는 성취를 이루기는 정말 어렵다. 특히나 맡은 일도 겨우 해내고 있다면, 맡은 일부터 열심히 해야 한다. 업무적인 여유를 찾게 된다면 직장 밖의 기회와 도전에 눈을 돌려볼 수도 있다. DA 직종을 예로, 모델링 대회 수상을 한다거나 (개발자라면) 개발 중인 시스템의 모델링을 맡아서 해본다는 등의 성취를 이룰 수는 있겠지만 나는 그 둘 다 가능하지 않았다. 모델링 대회가 열리지 않은지 꽤 되었었고, 직장에서 모델링 관련한 업무를 맡을 기회는 없었다.


(2) 채용 시 우대한다


특정 자격증을 우대해 주는 직무를 노리고 있다면, 자격증 취득이 도움 된다. 기업에서 특정 포지션에 특정 자격증을 우대하는 경우가 많다. 필요 기술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을 해당 자격증을 공부하며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DA 직군의 경우 SQLP, DAP 소지자를 우대하고 있고, 체감하기로 둘 중 하나의 자격증만 소지하고 있다면 서류는 프리패스인 것 같다. 채용 시 우대 조건으로 명시하고 있거나 Job Descryption과 연관성이 높은 자격증이 있다면 취득을 노려보기 좋다.


(3) 시간이나 열정이 없다


시간이나 열정이 부족한 경우라면 자격증에 시간을 투자하는 게 더 낫다. 업적을 만들기는 어렵고 오랜 기간이 걸린다. 특히 다른 직군에 종사하고 있으면서, 업무 전환을 위해 희망 직군의 업적을 만들어 내는 건 정말 쉽지 않다. 덤핑 할 시간이 충분히 있다면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업적을 고자 할 때 시간보다 더 걸림돌은 열정 부족이다. 열정 없이는 아이디어가 없고, 이디어 없이는 무언가를 시작할 수 없다. 뭘 하면 좋을지 모르겠는데 어떻게 시작을 하나. 막막하면 자격증이라도 따자.




자격증 취득의 이점

Karolina Grabowska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5412200/

자격증이나 코스 이수 등의 이점은 명확하다. 기획에 많은 시간이 들지 않고, 낯선 분야더라도 당장 시작할 수 있고, 취득 시 해당 분야에 대한 준비도 관심을 어필할 수 있다.


(1) 기획 시간이 절감된다


자격증 취득에는 창의성이 필요 없다. 거창한 리서치나 계획도 필요 없다. 내 관심 분야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고 해당 분야의 자격증이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면 된다. 자격시험은 해당 자격을 부여하기에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었는지 판단하기 위한 시험이다. 반대로 말하면, 자격시험의 범위와 내용은 해당 전문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수준을 담고 있다.

전문가들이 공들여 정제한 최소한의 자격 요건이 정의되어 있으니, 공부 계획에 큰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도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2) 당장 시작할 수 있다


응시자가 규모가 어느 정도만 되어도 유료 강의나 유튜브 강의를 찾아보기 쉽다. 희소성이 있는 자격증이라고 하더라도 응시/합격 후기는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책 한 권이나 강의 한 편을 결제하는 것으로 당장 시작할 수가 있다. 그리고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빨리 시작하면 빨리 끝나게 되어있다.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만큼 당장 그만둘 수도 있다. 충동적으로 시작하고 관둘 수도 있다면 단점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나고 돌이켜보면 헛짓에 들인 시간보다 아무것도 안 한 시간들이 더 아깝다. 어쩐지 도움이 될 것 같은 좋은 느낌이 들거나 재미있어 보이면 그냥 시작해보자.


(3) 준비도를 어필할 수 있다


시장은 완성된 숙련자를 원한다. 달리 말하면 시장은 업적이 있는 전문가를 원한다. 하지만 시장에 기업이 원하는 숙련도의 인력은 충분한가? 요구하는 업무 레퍼런스와 기술이 특정적인 직무일수록 딱 맞는 인재를 시장에서 찾기는 어려워진다. 완성되지 않은 구직자가 노려야 하는 것은 기업 요구와 마켓 사이의 간극이다. 차선이라도 될 수 있어야 한다.


자격증이나 코스 이수자가 내세울 수 있는 포인트는 해당 분야에 대해 공고 이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과 실질적으로 시간을 투자하고 성과를 냈다는 점이다. 실무 경험이 없다는 건 해당 업무를 리딩해야 할 때 라면 큰 결점일 수 있다. 하지만 피드백 시스템이 갖추어진 기업이라면 부족한 실무 경험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조직과 절차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이론적인 준비를 해왔다는 것만으로도 큰 매력이 될 수 있다.




어떤 자격증 딸까요?

Miguel Á. Padriñán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3-2882687/

업적보다야 자격증 준비가 쉽다고 이야기했지만 자격증 취득에도 돈이 들고 시간이 들어간다. 어떤 자격증을 따면 좋을지조차 고민스러운 분들도 있을 것 같다. 나도 나의 자격증 연대기를 훑어보았을 때 지혜롭게 선택하지는 못했다. 첫 취업은 얼레벌레해버렸고, 취직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동료들이 많이 가지고 있는 자격증을 따라 따기도 하고 상사가 권하는 자격증을 취득했었더랬다. 그러다 보니 계획성 있게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했고,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떤 자격증을 우선순위에 두면 좋을지 세 가지 포인트를 정리해 보았다.


(1) 진로 고민 중이라면 범용성이 있는 자격증을 따자


진로에 대한 고민이 아직 한창이라면 범용적인 자격증을 우선적으로 따는 것이 좋다.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컴퓨터활용 자격이나 한국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대부분의 공기업에서 가산점을 얻을 수 있으니 하는 똘똘한 선택이다.


IT 직군을 생각하고 있다면 정보처리기사를 생각해 볼 수 있고, 좀 더 좁혀서 데이터 직군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분석/엔지니어링/모델링 어떤 직군에 가더라도 필요한 기술인 SQL 능력을 위해 SQLD를 취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진로 탐색 중이라면 특정 기술이나 플랫폼에 종속되는 민간 자격증은 권하고 싶지 않다.


[TIP] 기사 자격은 빨리 취득할수록 좋다.

WHY 1. 상급 자격 응시자격을 앞당길 수 있다.
> 각종 상급 자격의 응시 조건이 '기사 취득 이후 실무 O년'으로 명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 이왕 취득할 계획이 있다면 기사 자격을 먼저 취득하는 것을 추천한다.
> 정보감리사의 응시자격 사례: 기사자격 취득 후 정보처리분야의 실무경력 7년 이상 또는 학사학위 취득 후 실무경력 9년 이상인 자

WHY 2. 기술자 등급 산정 시 유리할 수 있다.
> SW기술자 등급제는 2012년에 폐지되었지만, 정부기관, 공공기관의 경우 2024년 현재까지도 여전히 제안요청서에 기술자 등급을 명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 구 SW기술자 등급 산정법에 따르면, 상기 사례와 유사하게 중급기술자로 분류되려면 기사 자격 취득 후 4년의 실무경력을 요구한다.


(2) 이왕이면 공신력이 있는 자격증을 따자


공신력에 따라서 아래와 같이 자격증을 나누어볼 수 있다. 국가전문자격, 국가기술자격, 국가공인자격이라면 공신력을 보장하는 자격들이다.


국가전문자격
: 국가에서 시행하는 전문자격으로 각 부처의 개별법에 근거하여 주어진다.
: 의료, 법률 등 전문서비스 분야와 관련이 있다.
: 사회복지사(보건복지부), 공인노무사(고용노동부), 관세사(관세청), 세무사(국세청), 변호사(법무부) 등

국가기술자격
: 국가에서 시행하는 기술자격으로 국가기술자격법에 근거하여 주어진다.
: 산업 기술/기능/서비스 분야 쪽으로 관련이 있다.
: 건설안전기술사, 위험물기능장, 산업안전기사, 전기산업기사, 한식조리기능사, 컴퓨터활용능력2급 등

국가공인자격
: 사회적 수요에 부응하고 우수한 민간자격을 국가가 공인해 주는 것을 말한다.
: 전체 민간자격 중 0.2%만이 국가공인자격으로 등록되어 있다.
: SQLD, SQLP, DAP, ADsP, ADP, 자산관리사, KBS한국어능력시험, TEPS 등 90여 개 종목

민간자격
: 민간에서 운영하는 자격시험을 말한다.


공신력이 취득의 난이도나 실용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응시자 수 규모가 있고, 잘 운영되고 있는 자격의 경우 민간자격이더라도 국가공인자격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되도록 국가공인이 되지 않은 민간자격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물론 예외적으로 Oracle이나 AWS, Microsoft와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 운영하는 자격이나 PMP, CISA 글로벌 자격경우 목표하는 기업 기술 셋이나 업무 특성따라서 취득을 노릴 수도 있다.


국가전문자격과 국가기술자격의 상세한 목록은 큐넷(www.q-net.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민간자격의 국가공인 여부나 응시자 수와 합격자 비율 등은 민간자격정보서비스(www.pqi.or.kr)에서 검색 및 조회가 가능하다.


(3) 커리어 빅스텝을 노린다면 과감히 도전하자


새로운 분야로 업무 전환을 하고 싶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내가 DAP(데이터아키텍처전문가) 자격을 취득했던 이유도 IT컨설턴트에서 모델러로 직무를 전환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와 같이 원하는 직무 분야가 뚜렷하고, 기존 경력에 내세울 전문성이나 업무상 연결고리가 미흡한 경우에는 자격증 취득을 디딤돌 삼아 직무 확장을 노려보자. 특히나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면 긴 호흡을 가지고 취득이 어려운 자격증을 노려보는 것도 추천한다.


AI, Data Driven Decision, 디지털 전환 등 시대적 변화를 캐치업하고 싶다거나 커리어 개발을 원하는 경우에도 관련 자격증 취득을 권하고 싶다. 통계, 분석, 데이터 시각화, 업무 자동화 등의 능력은 어떤 직무에 있더라도 본업과 시너지를 줄 수 있다. 단순 호기심으로 공부해보는 것도 좋다. 우연히 천직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  나도 데이터아키텍트준전문가(DAsP) 공부를 시작할 때엔 데이터 아키텍트로 진로를 확장하게 될 줄 몰랐다.


어떤 분야의 자격증이 있고, 어떤 자격증이 전도 유망한 지를 살펴보고 싶다면 Q-net 통계연보민간자격정보서비스 정보마당에서 제공하는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내가 모르던 가능성의 세계가 있을지 모르니, 한번 훑어보시면 좋겠다. 혹시 모르잖아요. 나를 어딘가 멀고 재미난 곳으로 데려다줄 자격증을 발견할지도?



참고 자료

1. Brian Balfour, 7 Principles To Mastering Growth
2. EO Planet, 새해 목표를 세울 때 봐야 할 성장의 7가지 원칙(2023.12.28)

3. Q-Net, https://www.q-net.or.kr/

4. 민간자격정보서비스, https://www.pqi.or.kr/


사진 출처

1. Brian Balfour 사진, https://instapage.com/podcast/brian-balfour-on-professional-development/

2. Tara Winstead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copy-space-8850709/

3. Karolina Grabowska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5412200/

4. Miguel Á. Padriñán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3-2882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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