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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경호 Nov 17. 2019

그녀의 사진





일이 없어 자주 한가한 시간을 보내던 아저씨들과 달리,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고 없는 살림을 추슬러야 하는 아주머니들의 삶은 고단했습니다.

그리고 강인했습니다.

당신들의 따스함이 그 강인함을 말해주었습니다.


할 일 없는 여행자가 찾아와 당신들의 일이 늘기도 했을 것입니다.

어떤 아주머니는 동갑이었고

어떤 아주머니는 나보다 어리기도 했다지만,

나는 당신들의 손길이 필요한 철없는 아이인 것이 좋았습니다.









나를 아들처럼 보살펴 주시던 순할 아주머니.

집을 나와 가만히 앉아 있으면 그녀는 나의 손을 끌어 당신의 침대에 눕히고 낮잠을 청하라 했습니다.

나의 집에서 보내던 불면의 시간이 무색하게 좋은 꿈을 꾸었습니다.

잠에서 깨면 요깃거리와 따뜻한 차 한 잔이 내어졌습니다.

마실을 가자며 나서는 그녀의 뒤를 따릅니다.









그녀에게 건넨 카메라는 나의 것보다 좋은 느낌의 사진을 담아 왔습니다.

사진에 담긴 아주머니들의 시선은 나를 마주할 때 보다 편안했고,

그런 그녀의 시선을 훔쳐보는 게 좋았습니다.


당신이 일러주는 몇 개의 단어들을 읊조리고 외워도 보았지만,

그건 그저 우리의 놀이일 뿐이었습니다.


듣지 않아도 당신의 다정함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말을 이해하지 못해도 마음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말할 수 없었지만 내 마음도 조금은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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