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Calm_프랙털
오늘은 프랙털이라는 개념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먼저 다 같이 이미지 하나를 떠올려보겠습니다. 어느 맑은 날 헬리콥터를 타고 바위 절벽에 해안선 위를 날고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3천 피트 상공을 날며 저 멀리 땅과 바다가 만나는 들쭉날쭉한 해안이 보입니다. 헬리콥터가 더 낮은 고도로 내려가자 해안선이 가까워집니다. 높은 곳에서 넓은 시야로 보던 해안선과 무척 비슷해 보이네요. 완만한 해변이나 움푹 들어간 만 구불구불한 해안 절벽이 비슷해 보입니다. 지면에 가까워지자 조그마해진 해안선은 큰 해안선과 거의 똑같은 모양을 띠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기본 모티브가 끝없이 반복되며 만들어내는 이런 모양이나 패턴을 프랙털이라고 부릅니다. 나무나 산, 뇌의 신경망에 이르기까지 만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개념이죠.
프랙털이란?
프랙털(fractal)은 전체와 부분이 닮은 구조, 즉 자기 닮음(self-similarity)이라는 특징을 가집니다.
크게 보면 울퉁불퉁한 모양인데, 확대해도 여전히 비슷한 울퉁불퉁함이 반복되는 형식입니다.
예를 들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 해안선을 위에서 보면 굴곡진 선이 보입니다.
• 가까이 다가가 보면 작은 만과 절벽도 비슷한 형태로 굴곡져 있습니다.
• 바위 틈 하나를 자세히 보면 또 그 안에 비슷한 형상이 반복되어 있습니다.
즉, 크게 보나 작게 보나 모양이 계속 닮아 있는 겁니다.
이게 바로 자연 속 프랙털입니다.
[자연 속 프랙털 예시]
• 고사리, 브로콜리(특히 로마네스코 브로콜리): 큰 송이 안에 작은 송이가 같은 구조로 반복됩니다.
• 나무: 큰 가지에서 작은 가지, 더 작은 잔가지로 뻗으며 전체 형태와 닮은 구조가 반복됩니다.
• 산맥, 구름, 번개, 혈관, 신경망 등도 프랙털 구조를 가집니다.
마음챙김 수행도 일종의 프랙털과 같습니다. 마치 해안선처럼 수행도 확대하거나 축소해서 볼 수 있고, 규모가 다른 수행들 사이에서 유사점을 찾아낼 수도 있죠. 오늘 한 수행을 살펴보면 앉아 있는 동안 여러 번 호흡의 흐름을 놓치기도 하고, 여러 번 다시 주위를 돌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몇 주 동안 했던 수행을 되돌아보면 수행을 잘 지켜서 했던 날도 있고 잊어버린 날도 있고, 도무지 시간이 나지 않았던 날도 있죠. 더 축소해서 몇 달 혹은 몇 년에 걸쳐 했던 수행을 되돌아보면 그 사이 계절이 바뀌는 동안 명상을 우선순위에 둘 수 없을 만큼 정신없이 바쁘게 살았던 때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수행을 포기했다는 뜻은 아니죠. 어느 날 시간이 맞으면 다시 방석 위에 앉을 테니까요.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오랜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요.
호흡에서 주위를 돌렸다가 되돌아오는 패턴, 즉 수행에서 벗어났다가 되돌아오는 패턴은 프랙털과 같습니다. 구불구불한 해안선처럼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죠. 이 사실을 깨달으면 마음이 방황하거나 꾸준히 수행하는 것이 힘들 때 죄책감을 덜 느끼게 됩니다.
모두 프랙털의 일부일 뿐이니까요.
나는 때때로 명상이
작은 부분 하나하나가
전체와 같은 모양인
프랙털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 샤론 살스버그 -
오늘 나의 하루는 나라는 사람의 어떤 부분을 만들어가나요?
나의 하루하루를 돌아보면, 울퉁불퉁합니다. 아쉬운 것들이 많은 날도 있습니다.
나의 일생을 돌아봐도, 울퉁불퉁하다. 좌충우돌 난리 법석입니다.
그래도 다행히 매일 명상으로 나를 돌아보듯, 일생에도 그런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바로 혼자 정리하는 시간들이었어요. 짧게는 혼자 카페에 가는 것부터 혼자 여행을 가는 것, 길게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간 것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정리 시간들 말고도 나의 하루에 뿌듯함, 성취감이 있는 날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날들이 많지는 않지만, 새로운 시도를 어떻게든 해냈던 경험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나의 하루가 그러니, 나의 인생도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함께 듭니다. 그래도 나의 인생이 이리저리 꼬여있어 보여도, 순간순간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었구나, 뿌듯함과 성취감이 있었던 순간이 있었구나 하는 안도감도 생겼어요. 그렇기에 조금은 느리더라도 내가 원하는 방향, 내가 원하는 삶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아요.
결국 내가 살아낸 하루들이 모여서 나라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 모양의 내가 다시 하루를 살아낸다는 것을 알았어요. 나의 하루를 바꾸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 나의 하루들이 바뀌어야 나라는 사람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찾아서 하루하루를 이어나가는 것, 이어나가지 못한 하루로 인해 자책하지 않는 것, 다시 돌아와 이어나가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결국 변화할 거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하는 이유 같아요. 오늘의 명상과 셀프코칭을 남기는 것도 어쩌면 그런 시도들을 쌓아가고 있는 과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