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임신 시도라도 해볼까?

완벽한 마음의 준비는 임신이 되고서야 된다

by 단단한호두

마음을 결정하지 못했지만, 일단 나와 남편은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몸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해보기로 했다. 생각보다 난임, 불임인 부부들이 많고 WHO에서 발표한 통계를 보면 6쌍 중 1쌍의 부부가 생애주기에서 한차례 이상의 불임을 경험한다고 한다. 생각보다 높은 불임 수치에 놀라웠다.


'아이를 못 갖는 몸이면 어쩔 수 없지'라고 했지만 막상 검사하러 가자고 마음을 먹으니 '혹시 내 몸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겠지?'라는 두려움이 커져왔다. 검사를 받기 위해 남편 손을 잡고 난임병원에 들어갔다. 아침 일찍 첫 시간으로 예약해서 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부부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부부들이 아이를 갖고 싶은데 못 갖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그중에 한 명이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이 더 커졌다.


검사와 선생님 면담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었고 2주 후 결과를 들으러 오면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2주는 금방 지나갔고, 난소 나이와 호르몬 수치 모두 정상이라는 답변을 듣고 나니 마음이 살짝 놓였다. 수치가 정상이어도 생각보다 임신의 확률은 적어서 안 생기는 경우도 있으니 6개월 정도 자연 시도를 해보고 안 생기면 다시 오라는 병원의 답변을 받았다. 생각보다 안 생길 수 있다는 말에 마음을 편하게 갖고 남편과 "3개월 정도 시도를 해볼까?"라는 얘기를 하게 되었다.


물론, 1년 전부터 아이를 진지하게 고민을 해왔지만, 고민이 항상 많은 나는 아이를 가지면 내가 손해 보는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였고, 아이가 생기고 나서 변화되는 나의 생활, 회사 생활들을 감당할 수 있을지와 금전적인 문제들, 보조해 줄 수 있는 양육자가 없는 문제들이 그대로 잔존해 있는 상태였다.

생각이 정리되지 않으면 시도도 해보지 않는 게 맞는데, 이상하게 수치가 정상이어도 임신의 확률은 적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이 왜 이렇게 신뢰가 가던지...

결국 그 말을 믿고 한번 시도해 보자라고 용기를 갖게 되었다.


배란기에 맞추어 관계를 갖은 날에 남편이 갑자기 호랑이 꿈을 꿨다며 태몽인 거 같다고 설레발을 쳤다.

"이렇게 한 번에 임신이 될 리 없잖아, 호랑이 꿈이면 남자 아이려나? 일단 자자.. 오빠"

한 번에 될 리 없다며 웃기지 말라고 하면서 다시 잠을 청했지만, 아이를 기대하고 있는 남편의 마음이 꿈으로 반영되었던 걸 그때는 몰랐었다.


그렇게 2~3주가 지났을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해본 배란테스트기에는 희미한 두줄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쉽게 될 거라고 생각을 못했던 터라 처음엔 당황했다.

'일단 병원에 가서 다시 확인해 봐야겠어'라는 생각과 함께 남편과 그날 바로 병원을 가게 되었고, 조그마한 아기집을 확인하고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의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얼떨결에 내손에는 임신확인서가 들려있었다.


'내가 임신이라니..'

'이렇게나 바로 된다고..?'


기쁨보다는 당황하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남편이 꿨던 꿈이 진짜 태몽이 맞았던 걸까?

이렇게 한번 시도해 보자라는 우리의 마음은 결국 임신이라는 결과로 돌아왔고,

마치 준비되지 않은 채로 소식을 들은 부부들처럼 우리는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뭘 준비해야 하는 거지..?'


임신이 진짜 되었다는 기쁨도 잠시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앞으로의 미래에 걱정만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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