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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열무호두 May 14. 2021

기다림과 공기의 빵

천연 발효종으로 만든 사워도우

사워도우를 구웠다. 사워도우는 밀가루와 물, 그리고 약간의 소금으로만 만드는 빵이다.

터키산 유기농 밀가루 80퍼센트, 허트랜드 유기농 통밀 20퍼센트. 그리고 죽염을 넣었다.


쿠프가 많이 벌어지진 않았지만 지금 까지 만든 것 중에는 제일 낫다.

발효종이 부풀어오른 모습

사워도우는 천연발효종으로 만든다. 밀가루와 물을 섞어놓으면 공기 중의 효모가 들어가 무럭무럭 자란다.

일주일을 물과 밀가루를 넣어주면서 키우면 튼튼한 천연발효종이 된다.

발효종이 부풀어 오르면 마치 살아있는 것 같다. 아니 살아 있다. 그래서 베이커들은 밀가루와 물을 더해주는 것을 먹이를 준다고 한다. 반려 발효종이랄까.


발효종들은 성격도 다르고 크는 속도도 다 다르다. 일반 이스트는 이 발효종을 부풀기 쉽고 보관하기 쉽게 만든 것이다.


잘 발효된 반죽은 이산화탄소를 머금고 있다가 열을 가하면 부풀어 오른다. 이런 공기 방울의 흔적을 크럼이라고 부른다.


실온에서 세네 시간 정도 1차 발효를 끝낸 후  냉장고에서 12시간에서 18시간 정도 2차 저온 발효를 시킨다. 보통 일요일 아침부터 만들어서 월요일 아침에 굽는다.


만들기가 까다로워서 몇 번이나 프리스비 같은 납작한 빵을 만들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매번 다시 도전서 겨우 비슷한 모양이 나왔다. 이런 까다로운 녀석.


굽고 나서 조금 식혔다 잘라먹는다.


겉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쫀득하고 부드럽다.

살짝 신맛이 돌면서 씹으면 고소한 맛이 입안을 채운다.

미세한 신 맛이 있는 빵이라서 사워 도우(sour dough)라고 부른다.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식초에 찍어먹으면 금상 첨화. 샌드위치를 해서 먹어도 좋고, 파스타나 샐러드에 곁들여 먹기 좋다.  시간과 공기의 빵. 사워도우.  한번 먹어보면 혹은 만들어보면 그 매력에서 쉽사리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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