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뒷산에 뛰러 갔다왔다. 사실 전날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했지만, 날씨가 너무 좋았다. 전날 제주도에 살러간 친한 언니와 통화를 했는데, 그 언니는 제주도에는 이제 들꽃이 피었다고 했다. 나는 아직 서울에는 풀들도 별로 나지 않아서 아쉽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오늘 아침에 가보니, 앙상한 나무에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다. 땅에도 풀들이 다시 돋아나고 있었다. 내가 보지 못했던 것 뿐이다.
오늘은 트랙을 세 바퀴를 연달아 돌 수 있었다. 일 키로 조금 넘는 거리를 쉬지 않고 뛰었는데,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음악을 듣는 것보다 내가 내뱉는 호흡소리를 들으면서 리듬을 만드는 것이 좋다. 아직은 폼도 어색하고 뛰고 나면 발뒤꿈치를 한참 풀어줘야 하지만. 걷다 뛰다 하면서 몇 바퀴를 더 돌다가 집에 돌아왔다.
그런데 나... 일 키로 정도는 연속으로 뛸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해보지 않아서 몰랐던 것이다. 해보지 않으면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 항상 집에서 홈트만 해왔고, 아크로바틱도 배웠지만, 러닝은 거의 처음해보니까. 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그제는 좀 힘들었는지 한 바퀴도 힘들어서 걷다 뛰다 했었는데, 오늘은 또 몸상태가 다르다. 매일 매일 오르락내리락하며 그렇게 살아간다. 겨울에는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고, 해가 뜨는 시각에 맞춰서 조금 늦게 일어나고, 봄에는 나가서 활동하라고 하던 옛 고서의 말이 잘 들어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