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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성 Mar 03. 2023

20대 구단주 - 야금야금 운영진 어셈블

철수야 영희야 모여라


어벤져스 어셈블을 외치는 캡틴 아메리카의 마음은 아직 모르겠다.

그런데 혼자 걸레가 된 방패를 들고 타노스를 향해 나아갈 때의 마음은 알 것 같다.


'XX 누구라도 좀 와줘'


가 아니었을까. 그만큼 암담하다는 얘기지.


비현실적인 목표 말고는 아무것도 없어뵈는 팀과 함께해달라고하는 것은 부탁하는 입장에서도 못할 노릇이다. 뭔가 구미가 당기는 게 있어야 하겠다고 하지. 그래서 처음에는 공개적으로 모았다. 열정페이로 꿈을 마음껏 펼쳐보세요!! 하고.


이런 짓을 우리가 하고 있더라


에브리타임에도 올리고, 캠퍼스픽에도 올리고, 영상촬영/편집을 위해 필름메이커스라는 사이트에도 모집글을 올렸다. 결과는 에타나 캠픽은 조회수를 알 수 없으니 모르겠지만 필름메이커스에 올린 글은 1,000 조회수에 비추천 2개로 장렬하게 전사. 연락은 당연히 0.


글을 올리고 3주동안 연락이 단 하나도 오질 않아서 아주 좌절했더랬다. 그래도 좀 할법하지 않나? 재밌는데. 분명히 재밌을만한 일인데, 하고. 그렇게 또 몇주를 어영부영 보내다가 결국에는 어디선가 귀인이 뿅하고 나타나 우리를 구원해줄 것이라는 기대는 접기로 했다.


  ???: 내가 귀인이었다니!!


근데 확실히 등잔밑이 어두운듯. 귀인은 주변에 있었다. 장호형과 내 계획을 들은 몇몇 사람들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냈고, 함께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물론 우리가 다단계마냥 무지성으로 이거 재밌을 거라고 세뇌시킨 후 같이하자고 들이댄 것도 있다.


그렇게 몇주간의 만남과 설득과 소개를 거쳐 정해진 운영진은 이렇다. 


먼저 홍보팀.


처음은 장호형과 나의 친한 동기이자 함께 초창기부터 회기 유나이티드와 함께하고 있는 전농동 즐라탄. 스포츠 마케팅에 관심있는 큐트한 친구다. 전형적인 츤데레. 목소리가 좋고 술을 잘마시는데 본인은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스트라이커와 윙어로 뛰고, 작년 K7 우리 팀 유일무이 득점자. 우리 계획을 듣고 흔쾌히 함께하겠다 해주었다.


다음 또한 친한 동기이자 배우 지망생이자 카카오택시 뱃지 보유자이자 타칭 스과 18 여신. 택시를 너무 많이 타서 뱃지까지 받았댄다. 후배들이 뽑은 제일 만나고 싶은 선배 1위. 브랜딩에 감각이 뛰어나고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하다. 모셔오는데 애를 조금 먹었다. 그래도 일 시작하면 분명 제일 열심히 할 것. 어떤 식으로 회기 유나이티드를 브랜딩하게 될지 궁금하다.


마지막은 전농동 즐라탄이 한줄기 빛처럼 이어준 영상 촬영/편집 만능담당자. 가장 급한 온라인에서의 확장을 최전선에서 맡아줄 친구다. 호탕하고 잘생겨서 오히려 영상에 출연해야하는 친구가 아닌가 싶다. 이 친구의 영상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회기 유나이티드에서 하고 싶은 거 다 해볼 수 있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리고 전력분석/코치


한국과 일본이 축구경기를 하면 가장 먼저 찾아가 누구를 응원하냐고 물어보게되는 일본국적 한국인. 그리고 한국이 이겨도 웃고 일본이 이겨도 웃는 최종 승리자. 최근 회기 유나이티드 경기에서 처음으로 전술적 변화를 주도한 전력분석/코치 담당이다. 아마추어 출신으로 어떤 팀의 분석/코칭을 담당해보는 경험을 회기 유나이티드에서 줄 수 있어서 기쁘다.


그 외


총무: 앞으로도 계속 하게될지 확정은 아니지만 회기 유나이티드 시작부터 총무를 맡아주고 있는 최근 여자친구 생긴 형. 그래서 그런지 우리랑 안 놀아준다. 그래도 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수비 출신인데 공격만 하면 이상하게 한골씩 넣는단 말이지. 미스테리하다.


하이라이트 편집: 또한 배우 지망생이자 축구에 대한 열정이 하늘을 찌르는 형. 일주일에 다섯번 정도 축구해야 성이 풀릴듯 싶다. 최근 자발적으로 매 경기 영상을 다운받아 하이라이트를 제작해주는 아주 고마운 형.



장호형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사람들이 정말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사실 주변인을 이렇게나 많이 끌어들이고 싶지는 않았거든. 장호형이랑 나야 어쨌거나 이미 발을 들여놓은 상황이니 뺄 수도 없고, 오히려 즐거워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한테는 불투명한 미래를 함께하자고 하는 꼴이니 말이다. 그러다가 하나둘씩 멀어지면 그건 또 그것대로 슬프고.


하지만 어쩌겠는가. 어쨌거나 시작은 늘 이런걸. 내 주변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 해준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사실 지금도 서울 대학 축구동아리 연합회장이었던 선배에게 함께하자고 또 꼬시고 있는 중이다. 원래 일은 벌려야 제맛 아닌가. 아, 재밌겠다!!


이걸 보고 있는 당신, 우리와 함께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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