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artor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술호근미학 Dec 27. 2021

샤갈 특별 전시 가기 전 알아두면 좋은 3가지

아이랑 가기 좋은, 데이트 코스, 샤갈을 좋아한다면


샤갈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우리 나라에서 많은 전시가 있었던 샤갈이지만, 그림이 직관적이지 않고, 생뚱맞은 심볼들이 많아서 '이건 왜 그려 넣은 거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는 화가죠.


오늘은 샤갈 전시 가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점  3가지를 좀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3가지를 통해 샤갈의 그림이 조금 더 이해되고, 단순히 화가의 그림에서 그치지 않고 내 상황에 대입해보고 공감하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1. 비테프스크


샤갈은 비테프스크라고 하는 러시아의 아주 작은 마을에서 유년 시절을 보냅니다. 이 시기에 유태인들은 굉장히 심한 차별을 당했다고 합니다. 그건 러시아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요. 러시아 정부는 자신들의 나라에 있는 유태인들을 비테프스크에 거의 강제 이주시켰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비테프스크는 디아스포라 유태인들이 모여사는 마을이었어요.


약간 일본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한국인들만 모아놓은 마을 같은 그런 곳이었죠. 그래서 이 비테프스크는 굉장히 낙후되고, 농업이 중심인 그런 마을이었습니다. 샤갈은 이 비테프스크를 좋아하고 그리워했나봅니다. 상테페테르부르크로 이사를 간 뒤에도, 파리에서 돌아와서도 몇 번이고 비테프스크를 찾았다고 해요. 그러다가 첫 번째 부인 벨라를 만나기도 하죠. 



이 작은 마을은 2차 세계대전 때, 나치의 침공에 완전하게 폐허가 됩니다

모든 건물들이 목조 건물이었는데, 하나도 온전히 남은게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샤갈에게 이 비테프스크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인 것이죠.

샤갈은 이 비테프스크의 추억을 자신의 그림에 많이 그려넣습니다.

벨라와 자신, 유대교 회당이 있는 마을 풍경, 촛대, 닭, 말, 바이올린, 청어 등은

비테프스크를 떠올리게 만드는 것들이죠


샤갈은 비테프스크 뿐 아니라 상테페테르부르크, 파리, 뉴욕, 방스 등에서도 살았습니다

그런데 왜 굳이 비테프스크를 그렇게 그리워했을까요? 


2. 유태인 디아스포라


샤갈은 유태인입니다. 당시의 유태인은 나라가 없는 사람들이었어요. 로마 시대에 유태인들은 유럽으로 강제 이주를 당했고, 그 사이에 이스라엘은 동로마의 통치에 들어가 결국 오스만 제국의 영토가 되죠. 이렇게 나라가 없이 다른 지역에 살게 된 집단을 디아스포라라고 합니다. 샤갈은 그 중에 한 명이었던 셈이죠.



이 때의 유태인들은 예수를 죽음에 몰아넣은 민족이라는 기독교적 고정관념과 고리대금업으로 유럽인들의 돈을 빼앗아 간다는 오해 때문에 유럽인들에게 심한 차별을 받습니다. 샤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작품성으로 인정받는 화가였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나 파리에서도 그는 이방인이었고, 유태인이었습니다. 그를 유태인이 아닌, 샤갈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공간은 비테프스크가 유일했을 겁니다. 비테프스크는 반 이상의 인구가 유태인이었으니까요. 


아마도 이러한 이유 때문에 샤갈은 비테프스크를 특별하게 생각한 것은 아닐까요?


3. 성경 속 인물 


이번 전시에는 특별히 샤갈의 종교화가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종교화들이 마냥 성경의 이야기만을 나타낸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유태인이었던 샤갈은 성경 속 인물에 자신을 투영한 것처럼 그림을 그립니다. 



아브라함, 모세, 다윗, 예수 모두 견디기 어려운 문제와 실패를 만났음에도 결국에는 잘 이겨내고 부활했던 인물들입니다. 특히 자신을 희생했던 예수의 그림은 유태인 전체를 나타내는 것 같은 모습이기도 하죠.


-----


이렇게 세 가지의 사실을 알고 샤갈의 전시를 보면 어느 정도는 샤갈의 그림이 이해되고 다가올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원하는 것이 있지만 그것들을 이룰 수 없는 현실이 샤갈의 상황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이 있어, 몇몇 그림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이전에 있었던 샤갈 전시에 비해 너무 특정화된 그림들만 왔고 이 때문에 샤갈이라는 매력적인 예술가가 드러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혹시 더 나누고 알고 가면 좋을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댓글로 알려주시면 다른 구독자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유튜브로도 시청이 가능합니다

https://youtu.be/XwLx-0dMXms


매거진의 이전글 살바토르문디 가 7만 원에서 5천억이 될 수 있었던 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