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술호근미학 Jan 09. 2022

0.01% 부자와 미학자가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

레이달리오의 『원칙』과 셸링의 자연철학

새해가 밝았다. 진짜 진부한 표현이라 생각하지만 어쨌든 밝았다. 우리는 새해가 되면 작년의 목표들을 되돌아보고 올해의 목표를 세운다. 나도 작년의 목표를 돌아봤다. 어떤 목표들이 있었고, 달성한 것들은 무엇이며, 달성하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 차근차근 적어봤다. 몇몇은 목표보다 더 큰 성과를 이뤘지만, 어떤 목표는 중간에 포기하고 만 것들도 있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떤가? 당신의 작년 목표는 무엇이었고, 어떤 것들을 달성하고, 어떤 것들을 못했는가? 새롭게 목표를 세우면서, 작년과 같은 실수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들은 왜 못했는지 생각해봤다. 그리고 누군가는 목표를 잘 달성하는데 그들은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얼마 전에 읽은 책 『원칙』이 생각났다. 『원칙』은 세계 상위 0.01% 부자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립자이자 '헤지 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의 책이다. 이 책은 성공적인 인생과 비즈니스를 위해 가져야 하는 원칙들 212개를 말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뼈대를 이루는 핵심 내용이 바로 '목표를 달성하는 법'이다. 레이 달리오는 이 법칙을 기본으로 깔고, 그 위에 다른 세부 원칙들을 만들어낸다.



레이 달리오가 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은 바로 '목표, 문제, 진단, 계획, 실천' 5단계다. '아니, 목표를 달성하는 법이라고 했는데, 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이야기하지?'라고 물을 수 있다. 레이 달리오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당신은 문제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일부 문제들은 당신의 약점과 정면으로 부딪히게 될 것이다. 문제들이 유발하는 고통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목표에 도달하고 싶다면 냉정하고 분석적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해결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성과를 이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실천해야 한다  『원칙』중 277p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목표 달성 행동을 방해하는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살을 빼야겠다는 목표를 세웠을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은 행동들을 계획한다. 첫 째, 운동을 한다. 둘째, 식단 조절을 한다. 이 행동들을 잘 해내면 우리는 살 빼기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반드시 '운동을 가기 싫다', '오늘은 삼겹살을 먹고 싶다' 등의 목표 달성 행동을 방해하는 문제들이 발생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는 운동을 안 하고, 식단 조절 등의 행동에 실패해서 결국 살을 뺀다는 큰 목표는 달성하지 못한다.



그러니 신년 계획을 세울 때에는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행동만 적는 것이 아니다. 목표 달성 행동을 방해하는 문제들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할 수 있는 계획을 짜고 실행함으로써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레이 달리오의 방법이다. 


그렇다면 왜 어떠한 행동을 할 때, 그것을 하기 싫어하는 마음도 같이 생기는 걸까? 그것은 인간이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유기체는 각각의 객체들이 모여서 하나를 이루고 있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지구는 인간, 자연, 동물, 식물 등의 각각의 객체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유기체다. 


인간은 단순한 존재가 아니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좀 더 쉬고 싶어 하는 욕망과 운동해서 살을 빼고 싶다는 각각의 욕망이 함께 공존한다. 이 욕망들은 현 상태를 보존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나아가서는 더 커지기를 바란다. 예를 들어, 쉬고 싶다는 마음은 계속해서 쉬고 싶어 한다. 그리고 운동하고자 하는 욕망도 계속 커진다. 그러다가 특정 욕망이 커지면 그 욕망대로 인간은 움직인다. (우리는 대부분 쉬는 욕망이 더 세다) 하지만 한 욕망이 지나치게 커져버리면 건강이 악화되고 나아가서는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얼마 전, 사우디 아라비아의 609kg의 남자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이 남자는 먹고 살찌고자 하는 욕망이 너무 커서 한 때는 609kg까지 몸이 불어났다. 그는 거동을 할 수 없었고 곧 죽는다는 판전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살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지방 제거 수술과 운동, 식습관의 변화를 통해 550kg을 감량했다. 먹고자 하는 의지보다, 살고자 하는 의지가 더 커진 것이다. 이렇게 인간은 유기체로 이루어져 있고 그 안에 있는 각각의 욕망을 잘 제어하는 것이 아름다운 삶을 사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철학자가 있자. 그가 바로 독일의 근대 철학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요제프 셸링이다. 


셸링은 자연의 모든 것이 인간처럼 유기체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나무는 단순한 존재가 아니다. 나무는 뿌리, 줄기, 잎 등의 각각의 객체가 하나를 이루고 있는 유기체다. 이 유기체가 살아가는 방식은 각 객체의 욕망을 조절하는 것이다. 나무는 날씨가 건조하고 추워지기 시작하면 광합성이라는 욕망을 가진 잎에서 수분을 뺏고, 그것을 낙엽으로 떨어뜨린다. 잎은 계속해서 성장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지만 춥고 건조한 가을, 겨울을 나기 위해 이것을 조절하는 것이다. 그 결과로 나무는 나이테를 하나 더 생성하고, 가을과 겨울을 보냄으로 더 단단하고 건강한 나무로 성장한다.



셸링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이고, 아름답고 균형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연의 이러한 모습을 닮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나무가 생존과 성장을 위해 잎의 욕망을 제한하는 것처럼 인간의 생존과 성장은 각 욕망을 잘 제어함으로써 이뤄진다고 말한다. 즉, 우리는 유기체이기 때문에 특정한 목표를 세우면 그것을 방해하는 욕망은 당연히 존재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대되는 욕망을 잘 조절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던 레이 달리오는 셸링이 주장한 '인간은 유기체다'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인간은 가끔 이렇게 착각한다. '나는 하나의 존재이고, 지금 마음먹은 것은 언제든지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의 존재가 아니다. 우리가 마음먹는 즉시, 긍정적인 마음에 대항하는 부정적인 욕망이 우리를 방해할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인간이 어떠한 목표를 계획할 때, 그것에 반대되는 욕망과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예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문제와 욕망을 조절할 수 있는 계획과 상황을 만들어서 그것들을 극복해야 한다. 그랬을 때 우리는 1년 후, 2022년 해가 지나갈 때, 지금 세운 계획들이 달성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것이 세계 상위 0.01%의 부자인 레이달리오와 셸링이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이다.  



작가의 이전글 거절도 거절하게 만드는 음식의 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