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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꾹꿍 Mar 14. 2016

기다리는 마음

이대로도 괜찮아.

    

아직도 내가 애가 없음에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또한 애가 없어서 받는 동정에 익숙하여 또 나를 자기 연민에 빠뜨리려는 습관적인 행동을 한다.

그런데 말야, 갑자기 정신이 번뜩 들면서 나 근데 지금이 너무 좋은데~ 왜 그 이야기를 안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고 있다. 나와의 시간을 즐기고, 내가 좋아하는 꿈을 찾고 있고 평화를 찾은 지금이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나는 정말 괜찮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렇다고 더 이상 내가 아이를 바라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여전히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안 되는 것도 여전하다.

이전에는 원하는데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괴로워하고 좌절했다면 지금은 원하고 안되지만 괜찮다.라는 것이다. 내 삶에 대한 존중이 생긴 것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긍정.


지금의 나의 마음을 시로 적어보았다. 시는 쓸 줄도 모르고 제대로 써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 여러 시를 읽으면서 시만큼 간결하게 군더더기 없이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라는 생각에 몇 자 적어 보았다.      



* 기다리는 마음      


나는 아직도 기다립니다.

아장아장 나에게 안길 소중한 아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싫지 않아요

그 시간을 힘들게 보내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그 시간을 함부로 보내지 않을 거예요

지금 이 시간도 나에게 너무도 소중하니까요     


그리고 오지 않아도 괜찮아요

기다림의 시간을 선물 받았기 때문이에요     


기다리는 동안 너무나 멋진 것들을 경험하고

소중한 것들에 대해 알아가요     


여행을 기다리는 것처럼

손님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그렇게 기다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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