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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꾹꿍 Jun 20. 2016

우리가 과정을 살아야 하는 이유

꿈이 없어도 되는데 내가 없으면 안된다 2


꿈은 없어도 되지만 내가 없으면 안된다.

그 두번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 이전 글 : 꿈은 없어도 되지만 내가 없으면 안된다 1탄


좀 전에 '1박 2일'을 보다가 윤시윤 (예능에선 '윤동구')가 이대 학생들 앞에서 하는 강의가 인상적이었다.

잠시 들어보자.  


 " 갑자기 길거리 캐스팅으로 ‘지붕뚫고 하이킥’이라는 작품을 하게되요.  광고도 찍게 되고 돈도 벌기 시작했어요. 차도 샀어요. 주위의 평가가 달라져요.

얼떨떨한 상태인데 곧바로 ‘제빵왕 김탁구’라는 작품을 하게 되요. 시청율 50%넘어갔어요.

(우와~~~ 학생들의 박수~~ )


좋았을까요? 



아니요 무서웠어요. 내가 한게 아니니까..  

그저 너무 운이 좋았을 뿐..

여기서 더 했다간 잃을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숨기 시작했어요.

근데 그 시간에 함께했던 동료들은 도전하고 넘어지면서 악플과도 서로 싸우면서 견디고 있었어요.

군대가서 뼈저리게 후회했어요. 왜 나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겪으려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예능에도 도전하게 됬어요.

오르기 힘들 거고요. 내려갈 때 무서울 텐데요. 그래도 한 번 해보려구요.   "       

 


에이~

운도 실력이라는데. 단기간에 좋은 작품들 만나서 성공하면 된거 아니야?

무슨 오르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어?

아직도 공감이 안가신다면 몇 명 더 얘기를 들어보자.


" 난 웬만해서 좌절하거나 사는 게 싫어지거나 하지 않는 타입인데 ‘노르웨이 숲’이 그렇게 많이 팔린 다음에는 정말이지 만사가 다 싫어졌습니다. 사는 것도 싫어졌지요. 글 중독인 내가 아무것도 쓸 수 없게 되었을 정도로 말입니다. "  

  

노르웨이숲(상실의 시대)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한번도 슬럼프를 겪어 본 적이 없는 그가 노르웨이 숲이 나오고 나서 반년 정도 글을 쓸 수 없었다고 한다. 성공을 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비판의 잣대위에 오른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루키도 주변에서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래서 내린 자가처방은 더 이상 자신에 대한 비평이나 기사는 읽지 말자는 것이었다. 실제로 자기에게 유익한 깨달음을 주는 비평이 있을까 읽어봤지만 그러한 것은 너무 적었고 그 적은 수확을 얻기 위해 덤으로 다른 쓸모없는 비평을 모두 읽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비효율적이었다.

 (임경선, 하루키와 노르웨이숲을 걷다. 중에서)


임경선 작가는 하루키를 참 좋아한다. 책에서 하루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심지어 하루키라는 작가에 대한 한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

'하루키와 노르웨이숲을 걷다'라는 책에서 하루키가 노르웨이숲 (우리나라에서는 '상실의 시대'로 알려져 있다.)을 크게 성공하고 나서 그는 다른 글을 쓰기가 두려워졌다고 한다.

     

내가 참 좋아하는 공지영 작가.

공지영 작가도 성공하고 나서 자신이 얼마나 우울해졌는지에 대해 말했다.

 

처음엔 소설가가 된다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소설가가 되었다. 그 다음엔 유명해지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 우연히 운이 좋아 나는 유명해졌다.

그 다음엔 당연히 돈 걱정이 없어지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루를 자고 나면 통장으로 수천만원의 인세가 도착했다. 전화벨은 끝없이 울려댔다.


하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우울증에 걸린 내 영혼은 시도 때도 없이 육체에 비상벨을 울려댔고, 나는 배고프지도 않은데 낮이고 밤이고 먹어대며 사람들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그토록 원하던 돈과 명예가, 그리고 몰려드는 인터뷰가, 행복해지는 데 이토록 쓸모없는 것인 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어쩌면 나는 그 시기를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중)  


공지영 작가


나도 책을  내고 싶다. 이 책이 출판되면 얼마나 행복할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출판사 거절 메일들은 어쩜 하나 같이 똑같다.

귀하의 책은 우리 출판사의 방향과 맞지 않아 어쩔수 없이 거절하게 되었습니다. 꼭 좋은 출판사를 만나 책을 내시길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그런데 나는 왜 책이 내고 싶은지 궁금했다.

1. 유명해지고 싶은건가?

2. 이미 써놨으니 아까워서?

3. 사람들이 내 글을 공감해주기를 바래서.

답을 찾는다면 3번에 근접했다. 꽁꽁 싸맨 내 이야기를 풀어놓을 용기를 내기 시작한거니까.

근데 책이 아니면 어때. 브런치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 이야기를 시작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구독해주신다.      

꼭 무엇이 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냥 내가 글을 쓰는 그 자체, 누군가 읽어주는 그 기쁨. 그거면 충분한 거구나.     

과정의 즐거움을 알게 된 것이다.      


'무한도전' 못친소 편에 하상욱 시인이 나온적이 있었다.

마지막에 하상욱이 울며 말한 내용이다.

 

하상욱 : 회사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여기저기 일다니고 그랬어요.

하루도 마음 편한 적이 없었어요. 맨날 꾸미고 사니까.

오늘 첫 휴가를 나온 거 같아요.   


   

하상욱 시인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시집이 유명해지고 지금은 프리로 글쓰고 방송하고 여러 다양한 활동을 하며 살아간다.


당연히 부러웠다. 하고 싶은 일을 실컨 하면서 자유롭게 사니까.

그러나 그의 속 이야기는 달랐다.

프리로 나온 이후 하루도 맘 편한 적이 없었다. 가면을 쓰고 살았다.      

화장을 벗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방송에 나오니 휴가를 받은 것처럼 편안했다고..


윤시윤, 하루키, 공지영, 하상욱

이 네 사람만의 이야기 일까?

아니다. 무엇을 잘 해야 행복해질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늘 과정을 즐겨야 한다. 꿈은 없어도 되지만 '나' 라는 주체를 잃으면 안된다.

내가 내 인생을 살아야지 남에게 보여지는 인생에 초점을 맞춘다면 그건 남의 인생이다.


마지막으로 하상욱 시인의 시   .

아마도 성공한 사람들이 힘든 이유는 '더 잘하라고 하니까..'

두려워서 일꺼다 


하상욱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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