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임신 땐 출산 리스트니 뭐니 정말 요란하고 세심하게 임했던 거 같다. 지금은 아직 출산 가방도 안 싼 상태. 병원과 조리원에서 정말 필요한 게 뭔지 아니 짐도 훨씬 줄 거다. 나의 첫 번째 아가와 잠시 떨어져 지낼 생각을 하면 그게 그렇게 슬프고, 벌써부터 눈물 날 거 같은데. 그동안 아들을 돌봐줄 양가 부모님과 남편이 있어 마음이 놓인다.
34주 차 뱃속 아가와 327일차 돌 앞둔 아가. 연년생 힘들다 투정했어도 이제 얼마 안 남은 임신 생활에 그간의 시간을 되돌아보게 된다. 불어난 체중과 신체 변화로 몸이 쑤시고 자존감이 떨어질 때도 있었다.
임신을 두 번 이어해봤지만 예전 몸으로 되돌아가 본 적이 없어서 더 그랬다. 허나 내 인생에서 첫째의 아가 시절과 나의 커다란 배를 함께 볼 날이 다신 없을 거란 생각을 하니 지금 우리가 애틋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