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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꼬Ma Nov 17. 2017

(歸家)가끔 그럴 때

꼬꼬마의 글공간



갑자기 가슴이 저려왔다.


이유는 모른다.



버스에 흘러나오는 음악 때문인지


창문 너머 흘러가는 장면 때문인지


이유도 모른채



밤거리 버스의 엔진 소리 때문인지


라디오 진행자의 목소리 때문인지


목적지 없이 이대로 계속 달려가고 싶다.



가끔 그럴 때


가끔 이유 없이 마음이 아파질 때


가끔 이유 없이 마음이 외로울 때


그렇게 정거장들을 지나쳐 종점으로 향한다.



내려야 한다고 나에게 얘기하지만


가끔 그런 마음들은 나에게 끝을 달려가자고 한다.



창밖의 불빛들이 점점 사라지고


창밖의 복잡했던 풍경에 여유가 생기고


어둠에 집어 삼켜진 도시 외각을 향한다.




종점입니다.




버스 기사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버스의 대문을 활짝 열어 퇴장한다.



이제는 나도, 나 자신도 일어서야 할 때,


그때를 몰랐기에 그때도, 지금도 목적지를 놓친다.



향할 곳은 집인데


향할 곳은 그곳인데


오늘따라 이유 없이 아파왔던 마음은


나를 방황하도록 흔든다.



가끔은 이래도 돼


가끔은 아파도 돼


가끔은 힘들어해도 돼


가끔은 일어서지 말고 쉬어도 돼..



집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간다.


걷다 보면.. 걷다 보면..


어두운 이곳은 너무 조용하다.


높게 솟은 아파트가 저 멀리 보이고


걷다 보면.. 걷다 보면..


그러다 보면 다음부터는 부디


그때를 놓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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