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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꼬Ma Oct 13. 2016

[觀察] 그녀의 연애_3

꼬꼬마의 글공간




"왜 내 맘이 왜 이렇게 내 맘대로 안되지?"
"그건 네가 미친년이라서 그래"


수화기 너머 그녀는 친구와의 연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에게 전화를 한다.
연애 초기 때마다 남자와 흥분되는 나날로 나의 존재를 잊고 살아야 정상인데
이번에는 초반부터 삐꺽거림이 느껴진다.
하지만 나의 촉은 이상하게 다른 방향을 향한다.


"너 그전 남자가 다시 만나자고 하냐?"


내 감이 무서울 정도로 정확한 것인지
내가 그녀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는 것인지
나의 물음에 침묵을 유지한다.
나는 다시 질문을 던진다.


"너 그 남자가 너 남자친구 생긴거 아냐?"


그토록 그녀를 징그럽게 떨쳐내려 했던 그 남자가 다시 그녀를 흔든다는 것은 분명 그 이유가 있다.
말이 없던 그녀는 죄인이 된 듯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연다.


"어쩌다 보니 그게... 남자친구 생긴걸 알았더라고..."
"근데 그게 무슨 상관인데"
"아니 그냥... 그.... 나도 모르겠어..."
"내 친구랑 계속 사귄다는거야, 그전 남자를 다시 만난다는거야, 어쩐다고?"


그녀의 침묵이 이어지고 그녀는 여전히 선택을 하지 못한다.
이런 우유부단한 자세가 더욱 자신을 구렁텅이로 몰아간다는 것을 왜 모를까.
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는 있는 이야기다.
분명 괜찮은 사람과 끌리는 사람은 별개다.


"그래서 계속 입을 다물고 있으면 어쩌자고"
"나도 나 자신이 너무 답답하다..."


결국 그녀도 자신을 힘들게 했던 그 남자와 똑같은 짓을 내 친구에게 하고 있다.
하지만 옳은 방향을 말해도 그녀는 내 말을 전혀 듣지 않을 것이란걸 알고 있다.
그런 그녀의 태도가 짜증이 난다.


"어차피 너 하고 싶은 데로 할 거면 그냥 나한테 이런 말 하지마"
"아냐... 정말 진지한 조언을 해주면 제대로 알아들을게..."
"조언? 너는 전 남자한테 가고 싶고, 가라는 말을 나한테서 듣고 싶은거 아니고?"
"......."
"머리쓰지마 이기적인 년아, 무튼 끊는다. 너 알아서 해"


나는 사람의 태생이 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로 그녀도 절대 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답답함에 창문을 활짝 열었더니 비가 온다.
왠지 기분이 꿀꿀했는데 날씨마저도 우중충하다.

그녀에게 문자가 온다.


[지금 남자친구가 나한테 정말 잘해주는데... 허튼 생각 안하고 잘 사귀어볼게]
[지랄을 한다. 잘한다 못한다 말도 하지마 일단 잘하고 나서 말해]


이번에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온다.
아주 쌍으로 나를 귀찮게 하려고 작정을 한 것 같다.



술을 마시자는 친구의 말에 우산을 쓰고 밤거리를 나온다.
심심해서 나왔지 딱히 친구의 얘기를 들어주려고 나온 것은 아니다.
좋고 싫음은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면 되지 연애라는 것이 남의 말을 듣는다고
잘하는 것도 아닌데 왜 내 주변은 타인의 의견을 듣고 싶어 하는 것일까.


친구와 작은 술집에 들어가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소주 세잔을 마신 뒤 친구는 말을 시작한다.


"아... 난 정말 잘해보려고 잘해주는데 뭔가 잘 안풀리는거 같지..."
"네가 잘해준 것이 문제야"
"연락도 자주 해주고 문자도 바쁜 일 아니면 바로 답장하는데..."
"그게 문제라니까"
"난 신경 써준다고, 잘 맞춰주려고 하는데 뭐가 문제지..."
"그게 문제라고"
"네가 볼 땐 정말 내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응 너!, 너!, 네가 문제라고!"


친구는 속상한지 소주를 혼자 따라마시기 시작한다.
안쓰럽지는 않다. 본인이 선택했고 사람 마음은 나도 어쩔 수 없다.
이번에는 친구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기로 한다.


"내가 질문할게 솔직하게 대답해봐, 진짜 솔직하게 대답해라"
"응..."
"처음 만났을 때 둘이 섹스했지?"
"당연히 했지..."
"그래 네가 안 할 놈은 아니지, 그래서 문제가 정확히 뭐야?"
"왠지 나를 싫어하는거 같아... 헤어질 것 같은 조짐이랄까?"
"그래서 섹스가 좋냐, 걔가 좋은 거냐"
"당연히 그 사람이 좋은 거지..."
"그럼 너 만약 잘 된다면 섹스 없이 사귈 수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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