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메이플 시럽 제조기
2020년 봄, 코로나 바이러스로 모든 것이 문을 닫기 시작했을 때 아이들과 집에 갇혀 정말 할 것이 없었다.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학교와 가게는 물론 공원이나 놀이터까지도 문을 닫아 버려서 난감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집안에서 놀거나 뒷마당에서 노는 것뿐이었다(그나마 마당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하루는 너무 할 일이 없어서 잎이 무성해지기 전에 뒷마당에 있는 나무들의 가지나 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녀석들도 꼴에 메이플 나무라고 가지를 치니 잘린 곳에서 수액이 뚝뚝 떨어졌다. 그래서 그 아래다가 컵을 받혀서 수액을 모아다가 시럽이라도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심심했으면.
잘라진 가지에서는 생각보다 수액이 많이 나와서 금세 절반 정도가 모였다. 호기심에 수액을 한 모금 마셔 보니 오래전에 마셔 본 고로쇠 물보다는 확실히 달았다. 이렇게 한 컵 정도를 모아서 집안에서 프라이팬에 졸여보니 맛도 달달한 것이 꽤나 시럽같이 변했다. 집 뒷마당에 있는 메이플 나무들로도 시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나는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시럽을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메이플 시럽을 만들어 본 적도 없거니와 수액을 채취해 본 적도 없는 나로서는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메이플 시럽을 만드는 책이 있나 찾아보았다. 마침 어린이들용으로 나온 메이플 시럽 책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메이플 나무 종류를 구분하는 법, 구멍을 뚫는 법, 시럽을 만드는 방법 등 내용이 아주 충실했다. 게다가 어린이 책이라 모두 그림으로 되어있어서 이해하기도 쉬웠다.
정보를 모아 보니 가장 먼저 스파일(Spile) 또는 스파우트(Spout)라고 불리는 것이 필요했다. 이것은 손가락 정도 크기에 가운데 구멍이 뚫려있는 물건으로 메이플 나무속에 끼워서 수액을 모으는 데 사용된다. 옛날에는 나무로 만들었는데 요즘에는 대부분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 스파일은 리밸리나 홈하드웨어와 같은 캐나다 브랜드의 하드웨어 스토어나 인터넷에서 살 수 있는데 문제는 나는 기껏해야 2개 정도만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이것들을 낱개로 잘 팔지 않았고, 인터넷에서는 배송료가 더해져서 20~30불 정도가 되어버렸다. 딱 보아도 원가는 몇십 센트 수준인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렇게 비싼 돈을 주고 사는 것은 나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차라리 그 돈을 주고 스파일을 사느니 얼마 전 결혼 10주년 기념 선물로 받은 3D 프린터로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으로 스파일 사진들을 찾아보면서 대충 스케치를 해보았는데 실제로 스파일을 자세히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과연 이게 제대로 수액을 모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아직은 미숙한) 3D 모델링을 하기에 앞서 혹시 누군가 만들어 놓은 모델링 파일이 있나 검색을 해 보았다. 놀랍게도 몇 가지 파일들을 찾을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 하나를 다운로드한 후 내 상황에 맞추어 조금 수정해서 출력을 했다.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스파일을 얻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그다음 필요한 것으로는 수액을 졸이기 위한 넓은 팬(Pan)과 불이었다. 대량으로 수액을 만드는 사람들은 보통 'ㄷ'자 모양으로 콘크리트 벽돌을 쌓은 후 그 위에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넓은 팬을 놓고 나무로 불을 때서 수액을 졸인다. 하지만 나는 기껏해야 몇 리터 정도의 수액을 가지고 재미 삼아 만들어 보는 것이니 그냥 뒷마당에 있는 바베큐 기계에 냄비를 올려놓고 가스불로 시럽을 만들기로 하였다.
이렇게 메이플 시럽을 만들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뒤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때가 되자 나는 나무에 구멍을 뚫고 수액을 모으기 시작했다. 수액을 받다 보니 수액이 나오는 양은 날씨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해가 나고 따뜻한 날에는 2~3시간 만에 700ml의 페트병이 다 차 버릴 정도로 수액이 많이 모였지만 날씨가 흐리고 약간 춥다 싶으면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일주일 동안 열심히 모아서 약 7L의 수액을 모을 수 있었고 이것을 졸여서 내 인생의 첫 메이플 시럽을 만들어 보았다.
물론 결과는 대실패였다.
처음에는 그저 수액 속의 수분이 모두 날아가도록 졸이고 또 졸이면 메이플 시럽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것이 다 졸여진 것인지 아닌지 알기가 어려워서 불을 끄는 시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나의 교과서였던 그림책에서는 졸여진 수액이 국자에서 '뚝뚝뚝' 떨어지지 않고 '주르륵' 떨어지면 시럽이 완성된 것이라고 친절하게 그림으로 설명을 해주었다.
하지만 모든 이론이 현실과 괴리가 있듯, 특히나 초보자에게는, 도대체 이게 '뚝뚝뚝' 떨어지는 것인지 '주르륵' 떨어지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수 십 번도 넘게 수액을 국자로 떴다가 흘려보기를 해 본 끝에 '주르륵'이고 나발이고 이것은 내가 절대 알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결국 끓이고 끓이다 이제는 되었겠지 싶어서 불을 껐는데 너무 오래 끓였는지 불을 끄자마자 곧바로 굳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메이플 수액을 보충하여 다시 한번 졸여보았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바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당시에는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그냥 너무 졸였나 보다고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메이플 시럽은 아니더라도 메이플 설탕은 얻었으니 완전 헛일은 한 것은 아니었다. 와이프는 이 설탕으로 뚝딱 빵을 만들었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내심 아쉬운 마음을 떨쳐낼 수 없었다.
미국과 캐나다의 원주민들이 정확히 언제부터 메이플 수액을 받아서 시럽이나 설탕을 만들기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수 천 년 전부터 행해져 온 일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고 한다. 심지어 부족들마다 메이플 시럽에 관한 유사한 내용의 전설이 있다고 한다. 한 예로 미국 북동부와 캐나다 동부에 살았던 아부나키(Abenaki) 부족에 내려오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신이 사람들이 잘 살고 있나 동네를 돌며 살피고 있었는데 어느 날 완전히 버려진 마을을 발견하게 되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살펴보니 사람들은 온데간데없고 집들은 무너지고 풀들만 무성한 것이었다.
그런데 숲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가보니 사람들이 메이플 나무 밑에 입을 벌리고 누워서 떨어지는 수액을 받아먹으며 즐거운 신음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었다. 수액이 얼마나 달았는지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누워서 그것만 받아먹고 있었다. 그 결과 모두 살이 찌고 게을러진 것이다.
신이 화가 나서 마을로 돌아가서 일을 하라고 했지만 사람들은 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 화가 난 신은 호수로 날아가 물을 받아다가 숲에 계속 물을 뿌려버렸다. 그러자 나무들의 수액이 묽어져 버리고 말았다.
신은 다시 한번 사람들에게 이제 가서 일을 하라고 하였고 너희들의 게으름 때문에 나무에서 더 이상 시럽이 나오지 않는 저주를 내린다고 하였다. 앞으로 시럽을 얻기 위해서는 힘들게 수액을 모으고 끓여야 하며 그것 또한 일 년에 한 번 아주 짧은 기간 동안만 가능할 것이라고 하였다.
부족들마다 메이플 수액을 모으는 방법이나 활용하는 방법이나 조금씩 달랐지만 메이플 수액을 모으는 것은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었다. 그래서 원주민들은 봄이 되면 마을에 살던 모든 사람들이 숲으로 들어가서 캠프를 세우고 수액을 모았다. 수액을 최대한 많이 모으기 위해 메이플 나무의 몸통을 찍어서 깊이 10cm, 폭 20cm 정도로 V자나 Y자 모양의 홈을 만들었다. 그리고 슈가 메이플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메이플 나무(블랙&레드 메이플), 호두나무, 자작나무 등에서도 수액을 모았다.
이렇게 큰 홈을 만들고 수액을 모으게 되면 나무가 남아나지를 않는데 결국 두 번의 봄이 지나면 나무들은 대부분 죽고 말았다. 뭐 그런다고 큰 문제는 아니었다. 지금도 이 넓고 넓은 캐나다 땅에 한국 사람보다 적은 인구가 살고 있는데(현재 캐나다 인구 약 3,800만 명) 몇 백 년 전에는 말을 다했다. 나무가 죽으면 그저 다른 곳으로 가서 다시 나무에 홈을 내면 되는 것이다.
한편 16세기부터 서양사람들이 북미에 들어오게 되면서 원주민들을 따라 그들도 메이플 수액을 채취해서 설탕과 시럽을 만들었다. 서양사람들도 처음에는 나무에 큰 홈을 내서 수액을 채취했지만 19세기 초부터 나무에 드릴로 구멍을 뚫고 스파일을 꽂아서 수액을 채취하는 방식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이렇게 하면 나무가 죽지 않고 매년 계속 같은 곳에서 수액을 모을 수 있어서 곧 모든 사람들이 이 방식으로 수액을 채취하게 된 것이다.
이후에도 더 효율적인 증발기(Evaporator, 그래 보았자 그저 넓은 팬)나 나무에 매달아 놓을 수 있는 양철통이 개발되었고 특히 1950년대 후반 플라스틱 튜브가 보급되면서 여러 나무를 한꺼번에 연결해서 수액을 모을 수 있게 되어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었다. 하지만 2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무에 구멍을 뚫고 수액을 모아서 졸이는 기본적인 방식(*)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
(*) 참고로 수액에서 시럽이 되기 위해서는 약 40:1의 비율로 졸여야 한다. 즉 수액 40L를 졸이면 시럽 1L 정도를 얻을 수 있다.
메이플 나무의 수액이 단 이유는 물론 그 속에 설탕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 속에 설탕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메이플 나무도 다른 식물들과 마찬가지로 잎을 통해서 광합성을 하는데 이때 광합성을 통해 포도당(Glucose)이 생산된다. 한편 나무속에 있는 효소(Enzyme)는 이 포도당을 이용해서 나무 곳곳에 영양분을 보내 잎도 만들고 가지도 만들고 나무도 자라게 한다. 태양이 떠있어서 광합성을 하는 동안에는 항상 생산되는 포도당이 소비되는 포도당보다 많은데 이렇게 남은 포도당은 탄수화물(Starch, 전분)로 변환되어 여름 내내 나무줄기 및 뿌리에 저장된다.
가을을 지나며 날씨가 추워져 온도가 4도 이하가 되면 효소는 저장된 탄수화물을 다시 설탕(포도당, 과당 등)으로 변환시킨다. 이렇게 생성된 설탕들은 수액에 녹아들어 간 후 봄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이른 봄이 되어 기온이 올라가면 수액은 뿌리 쪽에서 위쪽으로 이동하여 나무의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게 된다. 한편 기온이 영상 7도 이상이 되면 효소가 더 이상 설탕을 생성하지 않고 수액도 흐르지 않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매년 길어야 겨우 2~3주 동안 이 달달한 수액을 채취할 수 있을 뿐이다.
앞서 잠시 언급되었듯 메이플 나무는 종류도 참 많아서 미국과 캐나다에서 자생하는 메이플만 해도 13종류나 된다. 그중에서도 수액 속의 설탕의 농도가 가장 높은 것은 물론 슈가 메이플(설탕 함량 3~5%)인데 이름부터가 달다. 그 외에도 블랙 메이플(3~5%), 레드 메이플(2~3.5%), 실버 메이플(2~2.5%) 정도가 설탕의 함량이 높아서 상업적으로 시럽을 만드는데 이용된다. 그 외의 메이플 나무들은 설탕 함량이 적은 편이어서(대부분 1-2% 정도)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취미로 시럽을 만들기에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
나도 처음에는 메이플 나무에 이렇게 많은 종류가 있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캐나다에 있는 메이플 나무는 다 똑같은 메이플 나무인 줄 알았다. 그런데 작년에 처음으로 메이플 시럽을 만들기 위해 빌려 온 그림책을 보다 보니 사시사철 잎의 색깔이 보라색인 메이플은 '노르웨이 메이플'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 나무 수액의 설탕 함량은 낮기 때문에(1.5~2%) 나도 이 나무를 피해서 시럽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우리 집 뒷마당에는 여름에 잎이 초록색인 메이플 나무가 세 그루, 보라색인 메이플 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나는 당연히 잎이 보라색인 것은 노르웨이 메이플, 초록색은 슈가 메이플이라고 생각해서 초록색 나무 두 그루에서 수액을 채취해서 메이플 시럽(정확히는 설탕)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작년 초여름에 뒷마당에서 마당일을 하고 있는데 뒷마당을 마주 보고 있는 이웃집 아주머니가 잎이 초록색인 우리 나무를 보고도 노르웨이 메이플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보라색은 몰라도 이 나무는 슈가 메이플이 분명한데!!!
그 말을 듣고 아주머니가 잘못 알고 있겠구나 생각을 하고 그냥 흘려듣고 말았는데 나중에 혹시나 싶어서 인터넷을 찾아보았다. 그랬더니 글세, 내가 철석같이 슈가 메이플이라고 믿었던 나무들도 사실은 노르웨이 메이플이었던 것이다.
노르웨이 메이플은 북미에서 자생하는 종은 아니고 유럽 사람들이 북미로 넘어오면서 이곳저곳에 관상용으로 많이 심었다고 한다. 성장 속도가 무척 빠르고 높게 자라기 때문에 많이 심어졌는데, 결국 외래종이기 때문에 생태계를 교란한다고 해서 최근에는 이 나무를 심지 말자고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일 정도이다.
내가 작년에 그렇게 열심히 만들었던 시럽이 결국 '노르웨이 메이플 시럽'이었다는 사실에 혼자서 배신감을 느꼈다. 마치 슈가 메이플 인양 수액을 내어 준 뒷마당의 나무 녀석들이 미워지기까지 했다. 그래서 동네 산책을 나갈 때마다 어디 한적한 곳에 슈가 메이플이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았다. 대놓고 남의 땅에 있는 나무나 시유지에 있는 나무에 구멍을 뚫을 수는 없는 일이니 혹시 남들 몰래 수액을 모을 수 있을만한 나무가 있나 싶어서...
하지만 그런 나무를 찾을 수는 없었고 올해에도 그냥 집 뒷마당에 있는 노르웨이 메이플에서 수액을 얻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벌써 두 번째라고 많이 늘었다. 작년에 너무 자주 수액을 비워주어야 해서 불편했던 스파일도 모양을 변경해서 아래 놓아둔 생수통에 수액이 모이도록 하였다. 그리고 설탕이 아닌 진짜 '시럽'을 만들기 위해서 시럽 온도계도 구입을 하였다. 시럽을 끓이는 과정에서 온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온도계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렇게 모든 준비를 갖추고 다시 날씨가 따뜻해지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나무에 구멍을 뚫고 약 10L 정도의 수액을 모은 후 또다시 시럽을 만들어 보았다.
바깥에서 몇 시간씩 수액을 졸이기에는 날씨가 무척 추웠지만 그래도 작년보다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다만 졸이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는데, 내가 이해를 잘못해서 수액의 온도를 너무 낮게 유지하는 바람에 1~2시간은 더 걸린 것 같다. 그리고 작년에 설탕을 만들어 버렸던 트라우마 때문에 완전히 다 졸여지지 않은 상태에서 불을 꺼서 처음 만들어진 시럽은 너무 묽었다. 그래서 집안에서 다시 한번 절반 정도의 양이 되도록 졸이니 그럴싸한 시럽을 얻을 수 있었다.
올해의 가장 큰 소득은 이제 어느 정도 불을 꺼야 하는 시점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국자에서 '뚝뚝뚝' 떨어지는지 '주르륵' 떨어지는지를 구분하기는 여전히 애매하다. 하지만 마지막에 시럽으로 변할 때 갑자기 엄청난 거품이 생기기 때문에 그때를 기다렸다가 온도가 너무 올라가지 않도록 지켜보다가 불을 끄면 된다.
원래는 계속 수액을 모아서 한 번 더 시럽을 만들고 시즌을 마감하려고 했는데 올해는 벌써부터 날씨가 정말 이상해서 수액이 잘 안 모이고 있다. 최근 수 십 년 사이 작년(2021년) 메이플 시럽 생산량이 가장 적었다고 하던데 이러다가는 올해 생산량이 더 적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다.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정말 '슈가 메이플'로 시럽을 만들어 보고 싶다. 그렇다고 뒷마당에 슈가 메이플을 심자니 나무가 크는데 20년은 걸리겠고, 다 큰 나무를 심자니 돈이 너무 많이 들겠고... 사실 캐나다에서 큰 나무를 옮겨 심는 것 자체가 가능하긴 할까 싶다. 나무 가격도 그렇지만 아무래도 인건비가 너무너무 비싸서.
결국 아무리 생각해 봐도 메이플 나무들이 많은 땅을 사거나(실제로 아는 사람이 이렇게 땅을 사서 매년 메이플 시럽을 만들고 있음) 뒷마당에 슈가 메이플 나무가 있는 집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밖에는 답이 없겠다. 물론 땅을 살만한 돈은 없으니, 앞으로도 산책하다가 남의 집 마당에 심어진 나무들을 유심히 살펴보아야겠다.
화제의 메이플 시럽 제작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