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라이트 <바울 평전>

다메섹에 가는 길 중에 돌이킨 마음

by 김호진

톰 라이트의 해석을 따라가면 다메섹 도상의 사건은 단순히 ‘사울이 악을 행하다가 예수의 음성에 놀라 변화한 극적 회심’이라는 도식으로만은 충분히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는 유대 율법 전통 속에서 충성스러운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고 있었고, 예언자들과 같은 열심으로 "하나님 나라"를 지키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렇다면 사건의 전환점은 무언가 비윤리적 삶에서 돌이킴이 아니라, *"예수야말로 하나님 나라의 주님이라는 자기 정체성의 확장 및 재구성"*에 가까웠습니다.


기존 어린 시절의 이야기

- 사울은 예수 믿는 자들을 잡아 죽이려 다메섹으로 향한다.

- 길에서 예수 음성을 환상처럼 듣고 회개한다.

- 이후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며 전도자가 된다.


이 틀은 극적인 신비체험, 도덕적 회개에 중점을 둡니다.


톰 라이트의 맥락적 재해석

- 사울의 <열심(ζηλος, zeal)>은 율법과 전통에 대한 충성, 하나님의 나라를 지키려는 신학적 · 정치적 충성심이었다.

- 그는 예수를 따르는 무리들이 이 거룩한 질서를 흔들고 민족을 분열시킨다고 생각했다.

- 즉 다메섹 길은 “범죄를 일삼는 악인”의 길이 아니라 “충성된 봉사자의 길”이었다.


전환의 본질

- 사건은 윤리적 악행의 회개가 아니라 <메시아 인식의 대전환>이었다.

- 그는 오랜 기도 습관 속에서 “주여 자비를”를 반복했을 테고, 그 기도 속에서 만난 주님이 바로 *예수*였다는 충격의 체험이 중심이다.

- “당신은 누구십니까?”라는 질문은 곧 “우리가 기다리던 하나님 나라의 주님이 누구냐”라는 구도자적 물음이다.

- “제가 무엇을 해야겠습니까?”라는 응답은 새로운 신앙적 소명, 즉 이스라엘에 국한되지 않고 열방을 향한 메시아의 확장을 받아들이는 자리였다.


의미

- 이는 단순 회심 이야기가 아니라 <이스라엘 종교적 정체성이 예수 안에서 새롭게 해석되는 순간>이다.

- 바울의 사도직은 윤리적으로 ‘악에서 건짐 받은’ 것이 아니라 신학적으로 ‘눈이 열려 하나님의 계획을 새롭게 본’ 체험에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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