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동안 글이 안 나오다가

월요일 출근을 앞두고 글이 써진다.

by 김호진

러시아 여행을 2016년에 했다. 대륙 횡단 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 바이칼 호수를 들렸다. 모스크바에 도착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집으로 왔다. 발레 공연도 보고 크렘린도 가고 레닌의 묘도 가보고 북한 아저씨들도 만나고 기억할 이야기가 많다. 아직도 정리를 못 하고 있다.


구령. 구하다. 영혼. 성화. 구원은 무엇이고 영혼은 무엇일까? 잘 모르겠다. 다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더 좋은 세상을 위해 일하고 싶다.


가난해서 고생한 사람은 돈을 벌기로 했다. 부해서 방황한 사람은 놓친 사람은 가난하게 살기로 했다. 둘의 공통점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 인생을 낭비하지 않기로 한 점 아닐까?

후회 없는 삶. 후회는 무슨 일을 해서 후회할 수도 있고 무슨 일을 하지 않아서 할 수도 있다.


설, 단오, 추석과 같은 명절은 음력. 입하, 입추, 동지와 같은 절기는 양력. 복날은 절기(하지, 입추)를 기준으로 일진을 통해서 정한다. 일진은 날마다 있는 간지다. 해마다 간지가 있듯이(올해는 신축년) 달과 날에도 간지가 있다. 별들의 노래. 해와 달의 노래. 춤추는 지구. 공전과 자전.


주말 동안 비가 왔다. 지난주에 한 일을 떠올려 보면 가장 먼저 출근이 생각난다. 숨을 참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잠수하는 기분. 해녀 할머니들은 어떠실까? 나는 전복을 따고 있는가? 깊은 바닷속 바닥에서 토실토실 살이 오른 전복. 수요일에는 휴가를 내고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서 쉬었다. 오전에 몇 가지 일을 처리하고 오후부터는 우울증과 무기력을 걱정할 만큼 아무것도 안 했다. 어제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하늘에 오르셨다. 모레는 부처님이 오신다.


노력 없이 성과를 얻고 싶다. 운동을 하고 싶다. 운동을 하기 싫다. 나는 운동을 하기 싫지만 너는 운동을 하길 원한다. 외모를 가꾸지 않으면서 멋있는 사람을 만나길 원한다.


욕의 어원은 성을 낮잡아 봄에서 출발한다. 성의 영어 단어 sex는 십계명의 여섯 번째에 죄에서 왔다는 이야기(한동일 신부님의 라틴어 수업?)가 있다. 가톨릭에서 ‘간음하지 마라’는 여섯 번째 계명이다. 개신교에서는 일곱 번째 계명이다. 서양에서 성은 무엇을 하지 않음, 금지, 법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반면 동양에서 성 性은 본성이나 바탕을 의미한다. 어찌 보면 동어 반복 같지만, 서양과는 대조적으로 긍정을 의미하는 것 아닐까? 요즘 사용하는 단어 gender와도 연관이 있겠지.


이제 한창 N잡러의 시대다. 중학교 다닐 때 수행평가를 하면서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보고서를 작성한 적이 있다. 아르키메데스? 피타고라스? 아니면 아리스토텔레스였나? 아무튼, 한 인물에 대한 소개에 수학자, 철학자, 정치가 등 여러 직업이 나열되어 적혀 있는 것을 보면서 이게 뭐지? 싶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비마이너 장애인 언론매체를 구독하는 방법은 없을까. 아직 후원까지는 잘 모르겠다. 주말 동안 글이 안 나오다가 월요일 출근을 앞두고서 글이 계속 써진다. 현재 시각 아침 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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