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날씨: 후드에 반바지

by 호지이

요즘 날씨가 눈물겹게 좋습니다.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냥 보내기가 아까울 때. 그런 날은 창고에 캐캐묵은 캠핑의자를 굳이 굳이 꺼내어 옥상에 펼쳐두고, 맥주 한잔이라도 마셔줘야 그토록 눈부신 날씨에게 예의를 차리는 기분이 듭니다. 햇살은 뜨겁지 않고, 바람은 차지 않은.

딱 좋은 그런 날씨. 반바지에 얄포롬한 후드티 한 장 걸쳐 입고 살랑살랑 기분 좋은 바람에 눈을 지그시 감으면 정말 내 모든 것이 정화되는 기분이 들어요.


비 오는 날도 좋고, 눈 오는 날도 좋지만 이렇게 눈부시게 천사 같은 날씨는 누구라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런 날씨가 매일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더 확실히 붙잡아두고 싶은가 봅니다.

올해는 4월부터 여름이라고 해서 준비 단단히 해뒀는데 , 기대하지 않았던 행운이 연일 지속되고 있는 듯합니다.


계절이 주는 행복이 제철과일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날씨가 제일 크네요. 후드에 반바지 입는 행복 그 자체의 나날들. 과연 언제까지 일지 모르지만 저는 이 순간의 날씨를 최선을 다해 즐겨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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