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LEESHOOP 리슙
Feb 24. 2023
나는 왜 이렇게 기우뚱거릴까.
그래도 되는대로 흘러내려서 딱 굳어버린, 움직이지 못하는 촛농보다는 오뚝이가 낫다, 라는 말로 스스로를 다독인다. 사실 자기 위로일 뿐이다. 나는 그냥 제자리에 가만히 있고 싶다. 그냥 순풍만 맞으면서 흘러가고 싶다. 그런데 왜 그게 안될까. 평평한 땅 위에 등을 대고 아무 슬픔 없이 가만히 누워있음 안되나.
나는 너의 의도를 평생 모르겠지. 평생. 그냥 가늠만 하겠지.
그렇게 까다로운 사람이 그렇게 쉽게 갔다니, 웃기지도 않는다.
그래도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살 것이다. 그래, 백 번이 아니라 만 번 양보해서 당신이 일시적인 충동으로 갔다고 치자. 당신은 선택이야 했지, 나는 무슨 잘못인가. 어찌 됐든 나는 더 이상 당신을 만질 수 없다. 상상 속에서 조차도 그럴 수 없다.
하나님, 당신 나한테 진짜 이러시면 안 돼요, 진짜. 왜 이렇게 세상에는 답을 알 수 없거나 이유를 알 수 없는 이별이 무수하고, 왜 그게 하필 나인가요.
깨닫는 게 고통이라면, 뭘 자꾸 깨닫게 하려고 하는 건데. 대체 왜.
안면이 얼얼하다.
당신이 후회하는 것들 중에 내가 꼭 들어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