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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사과 Oct 06. 2022

남의 빛나는 순간

'거대한 전시장'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사에 대한 단상

'남들의 빛나는 순간'은 우리가 참 많이 본다. (특히나 요즘에 더욱) 한동안 코로나 시대로 모두가 격리하고 있을 당시에도 그랬고, 집에서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등 여타 sns에서 너무 쉽게 자주 접한다.


특히나 인스타에서는 기형적으로 행복한 순간만 전시하지 않나. 불행한 모습은 전시해봤자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으니까, 기를 쓰고 행복한 모습만 전시하는 거대한 전시장처럼 느껴진다.


나도 매번 아름다운 모습, 그 계절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 들만 인스타에 전시했었다. 내가 아름답게 느끼는 모습들을 사람들도 함께 향유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올렸었다. 그런데 그 사진들에 대해 돌아온 말들은 ‘너 잘 놀러 다니더라?’와 같은 이야기도 들었다. ‘OO이 사진 잘 찍지.’ 그런 말을 바란 것도 아니지만 ‘잘 놀러 다닌다.’라 ….


뭐, 그래.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그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겠다. 내가 대학원 다니면서 주말에 놀 수 있을 때는 최선을 다해서 남자 친구랑 좋은 곳 가서 놀고, 그랬었는데 그게 뭐 잘못된 건 아니지 않은가. (특히나 대학원 다닐 때는 발제하는 것 때문에 주중에는 머리 뜯어가며 주제 찾고 발제 정리하다가 주말에 한 번 놀러 간 거였는데, '너 꽃 사진만 올리더라?'라고 하는 말도 좋게 듣지를 못했다. 다른 사람이면 모르겠는데, 그 사람이 관련 업계 사람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남의 빛나는 순간과 자신의 비하인드 신을 비교하는 것은 남에게도 본인에게도 좋은 일은 아니다.  남에게는 ‘이 사람 나한테 왜 이러지?’를 유발하고 자기 자신에게는 정신적 학대일 뿐이다.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화가 날 때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럴 땐 그냥 인스타 어플을 핸드폰에서 지워라.

굳이 그걸 계속 붙잡고 보고 있을 이유가 없다.

그리고 상담이든 정신과든 가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  일단은 호흡을 깊게 내쉬고 핸드폰을 멀리하라 그게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이다.


남의 빛나는 순간에 내가 진심으로 박수 칠 수 없다면

내가 피하는 것이 맞고,

내가 안 보는 것이 맞다.

악플을 달거나 비비 꽈서 볼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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