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말 듣는 새가 되는 방법
우리가 회식을 힘들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 상사의 압도적인 훈화 말씀도 한몫하지 않을까요? 물론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고, 회사생활 선배의 조언으로 받아들일 점도 많지만 회식 내내 한 명은 말하고, 나머지는 듣는 분위기가 연출되는 게 '불편한 회식'의 흔한 모습이죠.
그런데 짧은 제 회사 경험을 떠올려 보자면 회사에서 입을 무겁게 해야 하는 건 부장님뿐만이 아니에요. 사실 저는 직급에 상관없이 회사에서는 입이 무거운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물론, 회사에서 일 얘기 외에도 다양한 주제의 스몰토크가 필요합니다. 적정 수준의 인간관계 역시 회사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주죠. 그러나 한 가지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과하게 본인 얘기만 하지 않기'입니다.
간혹 사무실의 수다쟁이이자 분위기 환기 담당을 자청하는 분들이 계세요. 대부분의 경우 이렇게 유머러스한 분들의 농담은 듣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덜어줍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내 얘기만 계속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본인이 주말에 어딜 다녀왔는지, 무얼 좋아하는지, 친구의 결혼, 심지어 가정사 등등... 가끔 저에게 'OO님은 주말에 어디 다녀오셨어요?' 물어볼 때도 있지만, 대부분 본인의 주말 일정을 말하기 위한 밑밥 질문일 때도 많습니다. 이처럼 본인 얘기만 계속하시는 분들은 아무리 이야기가 흥미로워도 계속 듣는데 한계가 있고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입은 무겁게, 지갑은 가볍게'라는 말이 있죠.
사회 초년생이라면 지갑이 가벼울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상사가 식사를 사주셨다면 커피 한 잔을 사거나 '감사합니다' 인사만 제대로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입은 무겁게,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귀를 활짝 여는 태도가 사회생활을 넘어 인간관계에 도움이 된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내향형이시라면 더욱 추천드려요. 직접 대화에 끼지 않고도, 장기적으로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가령 이런 거예요. 본인은 일을 하고 있고, A와 B라는 상사가 대화를 하고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 급한 업무가 아니라면 잠깐씩 그들의 대화를 슬쩍 들어보세요. A 상사가 '주말에 경주를 다녀왔다'거나, B 상사가 '저는 매운 건 잘 못 먹어요'라는 말을 했다면, 한 번 기억해 보세요. 모든 대화를 훔쳐 들으라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유용하게 쓰일 거예요. 나중에 A, B와 대화나 식사를 할 일이 생겼을 때, 몰랐다는 듯이 스윽 묻는 것만으로도 사회적 친밀감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업무에 관련된 얘기라면 훨씬 더 효과적이죠. 예를 들어 A 상사가 '요즘 ㅇㅇ라는 웹 매거진 톤이 감각적이고 좋더라'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면, 다음 원고에 적극 반영해 보거나 며칠 후에 찾아가 'ㅇㅇ매거진 톤을 활용하고 싶은데 지금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여쭤보는 거예요. 물론 무턱대고 질문하기보다 본인 나름의 의구가 선행되어야 하고, 그 상사 역시 질문에 타박하기보다 방향성을 설정해주시는 분이라면 더욱 좋겠죠.
물론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 하고 사무실 인싸가 되는 방법도 좋아요. 다만, 제 자신이 그런 성격이 못 되기 때문에 저와 비슷한 성향의 사회초년생 여러분을 위해 제가 사용했던 방법을 말씀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적극적인 대화도, 활짝 열린 귀도 모두 좋지만 뒷담화는 절대 지양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뒷'담화는 절대 없어요. 결국 돌고 돌고 돌아 당사자의 귀에 들어가게 됩니다. 회사 스트레스는 회사 밖에서 해소해보세요. 한순간에, 근거 없는 소문의 유통책이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