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환자 가족no.3이 쓰는, 가족한테도 하지 못한 마음 속 이야기.
아산병원에서 우리 회사까지는 대략 4-50분이 걸린다.
지옥철을 타고 도착한 회사,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멍청한 표정-거울을 보진 못했지만-을 한 채 생각했다.
하나님 우리 엄마가 뭘 잘못했기에 그런 무시무시한 병을 주셨나요.
의사선생님을 만난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폐암. 걱정했던 것처럼 뇌 전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수술해 보자고.
텅 빈 사무실에 쪼그려 앉아 울었던 것 같다.
사실 그 눈물의 의미는 모르겠다. 엄마가 불쌍해서인지, 수술해보자는 말이 다행이라 눈물이 났는지, 이제는 빼도 박도 못하는 폐암이라는 병이 두려워서였는지.
그것도 아니면 정말 징그럽지만
앞으로의 내가 불쌍해서 울었는지, 그 눈물의 의미는 모르겠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알고싶지 않다.
엄마를 불쌍해 하기에도, 나 자신을 가여워 하기에도 폐암환자 가족은 마음에 빈 자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