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골드래빗 Dec 12. 2018

<큰★쌤 최태성> 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더라.

카페 오픈 시간에 맞춰 내려가 커피를 한 잔 테이크 아웃 해왔다. 오랜만에 경제 얘기가 아닌 인생을 써보려 하니 살짝 긴장되기도 하고, 그 집 커피가 너무 맛있어 핑곗거리를 찾은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나는 맛있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긴 얘기를 써내려 갈까 한다.


최태성 선생님의 강의를 처음 들은 건 8~9년쯤 전이다.  그때  임용고시를 보려고 했었다. 물론 직장 생활이 녹록지 않아서가 1차 이유였지만, 교육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당시에도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려면 한국사 등급은 필수였다.

 '3급 정도야. 어렵지도 않겠지 뭐 ' 서점에서 한 권으로 끝낼 수 있다는 한국사 책을 사 왔다. 그런데 도저히 암기가 안 되는 거였다. 우리는' 국사=암기과목' 이렇게 정의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10대 때의 뇌 수준을 믿고 덤빈 건 엄청난 실수임을 곧 깨달았다. 회사를 다녀와서 밤에 겨우 책 한 장을 넘기는데, 선사 시대 이상 진도가 절대 안 나갔다. 고인돌과 비파 청검? 이런 거 연결 짓기로 외우다 잠들었으니 말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EBS의 큰별쌤 강의를 알게 되었다. 이건 정말 신세계였다. 그는 역사 속으로 나를 끌고 들어갔다. 마치 역사라는 사건 속의 등장인물들에 대한 이야기 사실과 감정을 섞어 표현해주는 전달자 같았다.


< 아트 판서.  역사 속 사건에 감정을 표현하시는 강의 모습 . 출처 : EBS i>


물론, 역사는 우리가 생소한 단어들이 많기 때문에 암기를 완전히 배재하긴 힘들다. 그러나 그분의 강의는 아트 판서라고 불릴 정도로 복잡한 개념을 제대로 구조화시켜 설명해주신다. 그 외 내가 최태성 선생님의 강의에 감동하는 이유는 3가지가 더 있다.


#1. 인물 중심의 역사

우리가 중고등학교 때 역사를 봐왔던 시선이 사건 중심이었다면, 최태성 선생님은 인물 중심이다. 그의 강의는 사건이 일어났던 해를 묻는 질문 (예를 들어 3.1 운동이 일어났던 해는? 1919년)의 무용함을 비판하셨고, 사건의 인과관계와 그 속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살았던 배경, 생활 방식, 그리고 역사 속 위대한 인물들의 사상에 대한 이야기, 즉 스토리가 전부였다.


#2. 민족적 자존감

고난의 역사 속에서도 빛나던 인물들에 대한 소개, 시민의 힘으로 이뤄냈던 사건들을 통해 우리 민족이 얼마나 훌륭한 지를 지속적으로 어필해주신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한국인의 자존감을 역사적 근거를 통해 시시때때로 어필해주신다.


#3. 학생들을 위한 인간적 공감 및 조언

또한 공부하는 학생들이 지칠까 봐  중간중간  학생들의 꿈과 인생에 대한 조언도 아낌없이 말씀하신다. 공부를 하는 이유, 어떻게 공부하면 좋은지부터 앞으로 어떻게 사는 모습면 좋겠다는  인생관을 심어 주셨다. 요즘까지도 굉장히 유명한 선생님의 꿈에 대한 강의를 첨부해본다.  1분 30초 정도 되는 영상이니 직접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하다.

https://www.facebook.com/100006656475132/videos/1874859669412564/


< 한 번의 젊음, 어떻게 살 것인가? 출처 : 최태성 선생님 페이스북>





다행히 당시 한국사 3급을 따는 데 성공했지만, 임용고시는 도전하지 못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TV에서 종횡무진 활동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가끔씩 그때 공무원 시험을 치려고 했던 내 열정을 떠올리곤 했다.

그러다가 이제 초4 가 된 딸의 역사 공부를 위해 책 한 권을 고르던 중 다시 선생님 책을 접했다. 그리고 내가 느꼈던 역사에 대한 감동과 공부법을 딸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한 권 주문하면서, 교보문고에서 진행하는 선생님 강의가 있길래 신청을 했는데.... 떡하니 당첨.



그렇게 나는 추운 토요일 오후, 딸과 강연장을 찾았다.

그리고 행운 한가지 더. 선생님 이름으로 삼행시를 써서 냈는데, 작가의 필력으로 열심히 썼더니 당첨! 선생님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책을 선물 받았고, 선생님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행운도 얻었다. 너무 떨려서.... 진짜 너무 떨려서 어떻게 사진을 찍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선생님이랑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 해도 감사한데, 정말 팬의 입장에서 무한한 영광이었다.

그리고 강의 끝난 후 딸에게도 선생님께서 두 손 꼭 잡아주시며 눈을 맞추고,

" 역사는 그 시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이해하는 거야. 재밌게 공부해~"라고 말씀해주셨다.

<한국사 고급 문제집>

 




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 하셨다.

모든 사건은 사람에 의해 일어났고, 사건을 일으킨 사람들의 생각, 행동. 그리고 사건 결과 변화된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생각, 행동들을 떠올려 보라 하셨다. 

역사 속에 존재했던 수많은 악한 인물, 선한 인물들. 그들이 그때만 과연 존재하고 말 것인가? 아니다. 지금 내 주변에 있고, 우리 시대를 끌고 가는 사람들 중에도 있다.



그래서  역사 속 사람들의 모습에 반추하여 지금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역사 속에 답이 있고, 해결책도 있다.  
우리는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힘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해야 한다.  




현재 최태성 선생님은 3.1 운동 100주년 기념으로 3,100만 원을 기부하시고, 서울시에서 조성 예정인 3·1 시민공원 행사에 참여 중이십니다. 아래와 같은 이벤트를 진행 중이니 (12.10~12.16일까지) 다들 참여해보시면 좋겠습니다.


http://go3.etoos.com/bigstar/board/sub01/board_read.asp?teacher_id=200340&BOARD_ID=2005&BOARD_ARTI_ID=24913340


매거진의 이전글 경제 공부, 돈 공부도 심플하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