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쿼트 운동이 근육이 아니라 뇌를 고친다는 연구가 나왔다
요즘 어머니 이름이 자꾸 전화기 화면에 뜬다.
병원 예약 확인, 검사 결과 문의, 약 수령 일정.
나는 어머니 옆에 앉아 의사 말을 받아 적는 사람이 됐다.
작년까지만 해도 어머니는 아파트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5층인데,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도 투덜거리면서 올라가셨다.
올해는 2층에서 쉬신다.
난간을 잡고, 숨을 고르고, 다시 올라간다.
나는 그 장면을 볼 때마다 뭔가 해야 할 것 같은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기분이 든다.
그러다 하나 읽은 게 있다.
국제학술지 셀(Cell)에 실린 연구인데, 운동을 하면 간에서 GPLD1이라는 단백질이 나온다고 한다.
이 단백질이 혈액을 타고 돌면서 뇌의 보호막을 수리한다는 내용이다.
뇌에는 혈뇌장벽이라는 게 있다.
독소와 나쁜 물질이 뇌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세포층이다.
나이가 들면 이 장벽이 약해진다.
구멍이 생기면 염증이 뇌로 스며들고, 치매 위험이 올라간다.
연구진은 늙은 쥐에게 유전자 조작으로 GPLD1 수치를 올렸다.
운동을 시키지 않았는데도 기억력이 좋아졌다.
뇌세포 상태도 나아졌다.
더 흥미로운 건 이 단백질이 뇌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뇌 바깥에서 보호막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나이 든 뇌에 쌓이는 TNAP라는 해로운 물질을 줄여서, 장벽의 구멍을 막은 것이다.
쥐 실험이니까 사람에게 바로 적용되는 건 아니다.
전문가들도 "동물에서 유망했던 경로가 사람에서는 더 복잡해지는 경우가 많다"라고 했다.
그래도 나는 이 연구를 읽고 나서 한 가지를 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스쿼트를 15개 했다.
무릎이 뻐근했고, 허벅지가 떨렸다.
거창한 운동이 아니다.
그냥 거실에서, 양말 신은 채로, 15개.
어머니 대신 내가 운동한다고 어머니 뇌가 좋아지는 건 아니다.
그걸 안다.
다만, 수석 연구자인 UCSF 사울 비예다 교수의 말이 계속 맴돈다.
"운동할 수 있다면, 운동하라.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 중 하나다."
내일은 어머니한테 전화해서 같이 산책 한 번 나가자고 해볼 생각이다.
약이나 치료 변경은 꼭 담당 의사와 먼저 상의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