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이 아이 입원 위험을 60% 낮췄다는 연구를 읽고
아이가 독감으로 입원했던 겨울이 있었다.
네 살 때였다.
링거 줄을 빼려고 손을 자꾸 움직여서, 밤새 그 손을 잡고 있었다.
작은 손이었다.
손톱 끝에 전에 바른 매니큐어 조각이 남아 있었다.
그걸 보면서 왜 하필 그때 매니큐어를 발라줬을까, 그런 걸 생각했다.
그해 가을에 독감 백신을 안 맞혔다.
열나고 며칠 앓겠지 했다.
아이가 원래 잘 안 아픈 편이었다.
병실에서 그 생각을 몇 번이나 반추했다.
지난 금요일에 접종 문자가 왔을 때, 나는 바로 병원 예약을 잡았다.
지금 아이는 여덟 살이다.
연구 하나를 봤다.
미국 CDC 연구팀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20,000명의 어린이 자료를 봤다.
독감 백신을 맞은 아이의 입원·외래 방문 위험이 최근 시즌엔 60% 낮았다.
8세 미만은 63%까지 내려갔다.
숫자가 크게 느껴졌다.
한편으론 조금 아팠다.
백신을 맞은 어린이가 전체의 절반이 채 안 됐다고 했다.
미국 얘기지만, 우리 동네 아이들 이야기로 바꿔 들어도 비슷할 것 같다.
아는 엄마 한 명은 올해도 안 맞힐 생각이라고 했다.
"우리 애는 건강해서."
그 말을 5년 전 내가 했었다.
혹시 당신에게도 비슷한 망설임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 망설임을 탓하려는 게 아니다.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서, 혹은 너무 많아서 어떤 게 맞는지 헷갈리는 순간이라는 걸 안다.
내일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간다.
접수하고 기다리는 동안 아이는 휴대폰 게임을 할 것이다.
주사 맞을 때 한 번 울먹이다가, 사탕 하나에 금방 풀어질 것이다.
집에 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바나나 우유를 사줄 생각이다.
그 약속은 벌써 해뒀다.
어제 자기 전에 아이 이마를 만져봤다.
미열도 없는 평범한 이마였다.
그 평범함이 생각보다 귀하다는 걸, 4년 전 그 밤에 배웠다.
[출처]
Olson SM, Ahmad HM, Wielgosz K, Michaels MG, Williams JV, Englund JA, et al. Pediatric Vaccine Effectiveness Against Influenza Hospitalization And Outpatient Visits: 2021–2024. Pediatrics. 2026;157(5):e2025073973. doi:10.1542/peds.2025-073973.
https://doi.org/10.1542/peds.2025-0739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