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수영장에 발을 들일 때는

배움의 시작

by 나연구가

퇴직 후, 몇 년 간 쉬던 엄마가 갑자기 수영을 배우고 싶다 했다. 엄마는 예전부터 중이염을 앓고 있어서 물에 들어가는 걸 무서워했고 다른 여행지는 다 다녀도 휴양지에는 놀러 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사셨다. 그러다 몇 년간 할머니가 주신 홍삼액으로 중이염은 나은 듯 보였다. 알고 보니 엄마는 꽤나 오래전부터 수영을 배우고 싶으셨던 것 같다. 그래서 자식들 모두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수영학원을 보낸 것이다. 본인이 누리거나 배우지 못했던 걸 자식에겐 부족하지 않게 가르쳐주고 싶으셨던 마음이다. 덕분에 나는 지금도 자유형, 배형, 평형을 할 수 있다. (접영은 어깨 넓어진다고 해서 배우지 않았다.)


한평생 운동을 하지 않고 살아온 엄마가 처음으로 수영 프로그램을 등록한다는 사실에 나도 기쁜 마음으로 응원했다. 수영장 다닌 선배로서 수영복, 수모, 수경 등을 신경 쓰며 먼 훗날 물속을 헤엄쳐 다니는 엄마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그리고 함께 휴양지에 놀러 가 바다거북도 보고, 풀장에서 헤엄치며 놀기도 하는 모습을 떠올렸다. 나의 엄마는 모든 시작하면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 엄청 열심히 하는 분이기 때문이다.


수강신청에 성공하여 수업을 몇 번 다닌 엄마의 근황이 궁금해 통화를 해 보았다. 우리 때와는 많이 달라진 수영장 프로그램에다 성인 프로그램은 아동과는 교육과정이 달라서인지, 엄마는 많이 버거워했다. 산소 부족으로 두통을 심하게 겪고 있었고, 주말에 따로 기본기를 터득해오라는 강사의 말에 수영장에 혼자 가 키판 없이 연습을 하고 있었다. 난생처음 수영을 배운다는 엄마의 설렘과 행복했던 모습은 없었고, 물에 대한 공포심과 두려움이 더 크게 번져 있었다.


처음 언니와 수영장에 갔던 7-8살 때가 떠올랐다. 물이 무서웠고, 수영장이 너무 커 보였던 수영 수업의 첫날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나의 종아리를 넘지 않는 수영장에서 강사는 바둑알을 뿌렸다. 그리고선 미션을 주셨다. 시간 안에 흰색 돌을 많이 줍는 사람! 아니면 검은색 돌을 많이 줍는 사람! 그 뒤로 나는 수영장에 오는 두려움이 사라졌다. 1개월간 음파음파를 연습했고, 발차기를 하며 기본기를 다쳤다. 키판으로 물에 뜨는 연습을 몇 개월간 했고, 동시에 팔 돌리는 동작을 함께 배워나갔다.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아쉬움이 가득 남았다. 나의 엄마도 나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야밤에 튀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