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셀리 Mar 03. 2023

집구하기 대작전

세상에 집이 이렇게 많은데 왜 내 집만 없을까?

우리 부부는 결혼을 하자마자 주말부부였다. 그래서 결혼하고 어떠냐는 질문에, 주말부부로 지냈기 때문에 사귀는 것과 전혀 달라지지 않아서, 서류상 법적인 부부가 된 것을 제외하고는 별 차이가 없다고 대답을 했다. 그런데 남편이 이직을 하게 되어 결혼식 후 약 8개월만에 드디어 살림을 합치게 되었다.



그러려면 제일 필요한 것은 뭐다? 집!!!

이렇게 집을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 되었다. 고맙게도 남편이 배려를 해주어서 내 직장과 가까운 곳인 분당에 거처를 마련하기로 했다. 

예상은 했지만 집을 구하는 일은 정말 어렵다. 당연히 내가 원하는 조건을 모두 충족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거기에 남편이 원하는 조건도 있다보니 집 구하는 것이 더더 만만치가 않았다. (엄마는 그 옛날 포장 이사도 없던 시절에 어떻게 짐도 싸고 집도 알아보고 이사를 자주 다녔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엄마가 다시 한번 존경스럽다.)



남의 집이지만 이사갈 때 봐야할 필수 사항

1. 발코니 샷시: 신기하게 분당집은 대부분 발코니 창문 샷시가 안된 집이 많았다. 그럼 장마나 태풍이 올 때 비가 다 집으로 들어올텐데 왜 안했을까?

2. 화장실: 화장실 예민 보스인 나는 화장실만 깨끗해도 집이 좋아보였다.

3. 싱크대: 화장실과 마찬가지.

4. 곰팡이: 특히 발코니에 곰팡이 있는 집이 많았다. 환기의 문제이거나 특히 꼭대기층은 관리를 안하면 곰팡이가 잘 생긴다고 한다. 그런데 한 번 생긴 곰팡이는 청소를 해도 다시 생길 확률이 높다.

5. 아무리 월세/전세 집이라도 내가 생각할 때 집이란, 일 끝나고 가서 편하게 쉬고 싶은 곳이다. 처음 봤을 때, 내 집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곳!


집을 알아보러 다닌 초창기에 위 다섯가지 사항 중에 곰팡이를 제외한 조건을 만족하는 집을 찾았고 계약을 하려 했으나, 계약 직전에 집주인, 현세입자의 문제 등으로 어그러졌다. 이때 실망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오래된 분당 아파트에 있어서 까다로운 내 입맛을 맞춘 집을 찾을 수도 있구나라는 희망이 생겼다. 이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집이 없어서 이사 못가는 사람은 없다고 하니, 올 봄이 가기 전에는 이사가서 집 꾸미느라 정신이 없겠지!



참고로 분당 17평 아파트의 전형적인 구조를 대충 그려보았다. 혼자 살거나 신혼부부가 살기에는 딱 좋은 크기와 구조인 것 같다.


분당 소형 아파트의 전형적인 구조



나처럼 분당의 오래된 아파트를 처음 구하는 사람들에게 

"분당 아파트는 많이 내려놓고(?) 보세요. 내려놓고 본다면, 비록 겉보기에는 귀신 나올 것 같은 집이 많지만 화장실이라도 리모델링이 되어있다면 용서가 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국집사람 헝가리바깥양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