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근력: 소액 근육 투자자

강화: 6/8

by Homo Growthcus

스스로에게 물어볼 질문


“근력 운동 했니?”


지금보다 타인의 이미지에 압도당하며 자신을 불행하게 여기는 시대가 있을까. 비교하는 수준이 아니라 '압도'당한다.


예로부터 텔레비전에는 멋있고 예쁜 사람들만 나왔다. 그런데 SNS를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연예인 아니어도 잘난 사람 왜 이렇게 많은지.


되도 않는 유전자 지식은 또 쓸데없이 범람해서 '내 유전자가 별로라서 그래' 라고 자포자기하고 손 놓는 사람도 많아진다.


이 지점에서 정직해야겠다. 나도 그랬다.


쓸데없이 인생 망치는 테크트리다. 주식을 생각해보자. 하다 보면 돈이 돈을 낳는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자본금이 많았다면'같은 생각을 계속 할 수밖에 없다. 100만원 넣고 5% 먹으면 5만원인데 자본금이 많아서 천만원 넣었으면 50만원, 1억 넣었으면 500만원 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억 단위의 돈을 주식에 넣을 수 없다. 대부분 집에 묶여있는 돈이다. 그렇다고 부러워만 하고 안 하면? 5만원도 못 버는 거다. 푼돈으로라도 주식하는 주린이의 시대다.


이런 느낌으로. 귀여운 수익율과 작은 이익에 기뻐한다는 느낌으로 근력 운동을 하자.




유튜브에 나오는 엄청난 몸매의 사람들 이미지는 머리 속에서 지워버리자. 바디 프로필 찍는게 목표라면 모를까. 황새 따라가려 고통스러운 뱁새가 될 필요는 없다.


운동으로 몸을 만들려면 최소한 직업으로 삼고 나를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다. 오버해서 운동하다 다치면 일상 생활도 무너진다. 허리라도 삐끗하면? 인생이 삐끗한다. 3대 500 안해도 된다. 가끔 집에서 쌀포대 옮길 일 있을 때 '이 정도는 가뿐히' 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울퉁불퉁, 우락부락, 쭉쭉빵빵 멋진 몸과 근육을 욕망하지 않는다. 욕망하지 않으면 동경할 일도 없다. 운동에 내 모든 에너지를 갖다 바치고 싶지 않다.


다만 작고 귀여운 근육이라도, 소중하게 여기며 가꾸고 싶은 마음은 있다. 3부 1장이 '호흡의 수단'으로서의 요가였다. 요가를 한다고 헬스장에서 쇠질하며 얻는 근육은 못 갖는다.


그래도 요가만 꾸준히 해도 과일이 영글듯 몸에 근육이 차오른다. 눈에 보이는 근육은 아니지만 속근육이 차오른다. 동작을 유지하기 위해 버티다 보면 몸 안에서 근육이 차오르는 게 느껴진다. 분명 처음엔 형태를 유지하기도 어려운 동작이었는데 어느 날 30초를 버티고 있다. 근육이 차올랐기에 가능한 일이다.


요가만으로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꾸준히 해서 속근육이 차올라 넘치는 기운을 준다. 체력이 넘친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그럴 땐 맨몸 운동을 한다. 많이는 안한다. 어떤 날은 스쿼트 100개, 어떤 날은 팔굽혀펴기 25개, 어떤 날은 플랭크 2분. 이렇게 소액 투자하듯 한다.


방점은 소액이 아니라 '꾸준히'에 있다. 소박한 운동이라 근육도 소박하게 쌓이긴 하지만, 작은 자본으로 주식을 해서 얻는 수익률처럼 애정이 간다. 뿌듯함을 느낀다. 꾸준히 안 하면 근육은 언제든 빛의 속도로 소실된다. 비트코인보다 떡락이 빠른 게 근육이다. 꾸준히 계속 해야한다. 죽는 날까지.




회사에는 세라 밴드를 4등분해서 갖다 놨다. 긴 고무 밴드다. 이 아이템을 알게 된 것은 다시 직장생활을 하며 몸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을 때다. 그때는 요가도 안했다.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다시 살찌고 체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때 유명 운동 유튜버가 추천해준 아이템이었다. 보고 바로 사서 써봤다. 제품은 총 7단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처음엔 성인 남성용인 4단계(파란색)도 힘들었다. 그 시절의 나는 그렇게나 나약했다.


회사에서 일하다 몸을 일으킬 때마다 밴드를 양손에 쥐고 손을 높이 들어 등 뒤로 당겨줬다. 12개 1세트. 어깨와 등이 굽기 때문에 그런 동작으로 부하를 주며 펴줘야 했다. 그걸 꾸준히 했다. 어느 날, 밴드가 끊어졌다.


5단계(검정색)로 올렸다. 5단계도 계속하다보니 끊어졌다. 6단계(은색)로 올렸다. 아직 성인 남성용이라고 적혀 있다. 이 친구는 어째 충분히 당긴 것 같은데 끊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부하가 걸리는 느낌이 약해져서, 마지막 7단계(금색)에 도달했다. ‘운동 선수용’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제 7단계 밴드가 끊어질 때까지 근력이 붙는게 목표다. 꾸준한 것이 최고다. 이 작은 동작을 통해 작고 귀여운 근육이 적금처럼 차올랐다.




시대를 뒤덮는 몸의 이미지는 압도적이다. 그렇게 온 세상에 칭송받는 멋진 정원은 못 만들어내도, 정성 들여 내손으로 가꾼 텃밭의 아름다움은 즐길 수 있다. 애초에 칭송받는 건 목표도 아니니까 내가 만족할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몸을 너무 함부로 다뤘기에, 내 몸이 가질 수 있는 최악의 상태까지 방치했던 적이 있기에 잘해준다. 내 인생 최악의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은 선녀다. 모델할 것도 아니고, 연예인할 것도 아니다. 그들도 비수기에는 그렇게 안 산다.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는, 지금의 상황에 맞는 작고 소박한 운동법이 분명 있을 것이다. 가장 쉬운 것은 계단 오르기다. 다음으로 저녁에 자기 전 15분 스트레칭이다. 운동을 하나도 안하던 사람은 이것만으로도 몸에 근육이 생긴다. 유튜브에 ‘저녁 스트레칭’을 검색해 한번씩 해보고 자기에게 맞는 것을 잡아 정착시키면 된다.


자본금이 얼마든, 시장에 뛰어들어 수익을 거두고 있는 사람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다르다. 일확천금을 못해도 좋고 수익률 1,000% 아니어도 좋다. 2%씩만 꾸준히 먹어도 잃지만 않으면 재밌다.


소소한 근육 투자를 즐기는 투자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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