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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 인간 Mar 23. 2021

‘잘 있어요?’ 묻지 않아도

후배들에게 디엠이 왔다.

* 신상유출 방지를 위해 각색한 부분이 있습니다.


'오빠, 공주 오셨어요?'


'공산성 ㅎㅎ 사진이 멋지네요 형님 ㅋㅋ 잘 지내세요?'


애플 워치에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이하 디엠) 뜬다. 학부  동아리를 같이 했던 공주 출신 L 내게 외국어 하나를 배웠던 천안 출신 Y.


   어제는 월요일, 외근이 잡혔다. 아침 일찍 출발했다. 전화를 건다.


   ", 부장님.  전달했습니다. 이제 점심 먹습니다."


   긴장이  풀린다. 요즘 통 동네를 벗어난 적이 없다. 공주까지 왔으니 근처 구경이나 하기로 한다.


   ‘공산성’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거리를 확인해보니 걸어서 갈 수 있다. 차는 주차장에 세워두고 핸드폰으로 경로를 검색해 공산성을 찾아간다.


   성벽에 노란 깃발이 펄럭인다. 완만한 성곽길을 따라 올라간다.  앞에 정자가 보인다.


   오랜만에 왔으니 사진을  찍을  없다. 요즘  하던 짓을 해본다. ‘ 여기 왔소하며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근황을 알린다.


   L Y 내가 올린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보고 디엠을  거다. 우리 모두 일을 하는 날이었다. 당장은   었다. 메시지로 근황만 주고받았다.


   얼굴은 보지 못했어도, 연락을 주었다는  자체가 고마웠다. 따로 떨어져 살고 있지만 서로 안부를 묻고 소식을 전할  있다는  감사했다


   가끔은  하던 짓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 있어요?' 묻지 않아도 ‘  있어요하며 살아 있는 티를 내봐야겠다.


   혹시 모르지, L Y 보내준 디엠처럼  반가운 연락이 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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