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토토로 (となりのトトロ, 1988)
미키마우스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보지 못한 사람도 미키마우스 상품을 가지고 있을 만큼, 지브리 스튜디오의 <이웃집 토토로>를 보지 못한 분들 가운데에도 토토로 상품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토토로를 설명하는데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아마 지브리 스튜디오는 몰라도 토토로는 아는 분들이 더 많으신 것이 사실일 것입니다. 토토로를 통해서 지브리를 알게 되고 팬이 되신 분들도 많을 것이고요.
사실 토토로의 경우 일본에서 1987년에 극장에서 개봉한 후의 성적이 크게 좋다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80만 명이 조금 넘게 본, 절대로 뜨겁다고는 할 수 없는 성적이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일본의 국민 애니메이션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작품이 됩니다. 그 배경으로는 1989년 이후 종종 이루어진 공중파 방영이 있습니다. 방영 때마다 20%를 넘나드는 시청률은 토토로의 인기를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참고로 2015년 상반기 일본 드라마 시청률 1위는 [TBS 일요극장]으로 14.9%였고, 애니메이션 시청률 1위는 [여름축제야! 도라에몽 1시간 스페셜]로 9.6%입니다.)
그럼 우선 토토로라는 캐릭터는 알고 계시지만 애니메이션을 보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줄거리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8781#story)
1955년 일본의 아름다운 시골 마을. 상냥하고 의젓한 11살 사츠키와 장난꾸러기에 호기심 많은 4살의 메이는 사이좋은 자매로 아빠와 함께 도시를 떠나 시골로 이사 온다. 자상한 아빠 쿠사카베 타츠오는 도쿄에서 대학 연구원이며, 입원 중이지만 따뜻한 미소를 잃지 않는 엄마가 있다. 곧 퇴원하실 엄마를 공기가 맑은 곳에서 맞이하기 위해서다. 숲 한복판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낡은 집을 보며 자매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호기심으로 잔뜩 들뜬다.
사츠키가 학교에 간 뒤, 혼자 숲에서 놀고 있던 메이는 눈앞을 지나가는 조그맣고 이상한 동물을 발견한다. 그리고 뒤를 쫓아 숲 속으로 들어가는데... 미로처럼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가다 큰 나무 밑동으로 떨어지는 메이. 그곳에서 메이는 도토리나무의 요정인 토토로를 만난다. 메이는 사츠키가 돌아오자마자 토토로를 만난 것을 자랑하지만 사츠키는 믿지 않는다. 그러나 비가 몹시 쏟아지던 날, 정류장에서 우산을 들고 아빠를 기다리다가 사츠키도 토토로를 만나게 된다.
비를 맞는 토토로에게 우산을 빌려주자 토토로는 답례로 도토리 씨앗을 건넨다. 토토로와의 만남으로 행복감에 부풀어있는 사츠키와 메이. 그러나 그때 병원에서 어머니의 퇴원이 연기되었다는 전보가 온다. 불안해하는 메이는 혼자 엄마를 찾아 병원으로 떠났다가 길을 잃는다. 온 동네를 뒤졌지만 메이는 흔적조차 없고 저수지에선 어린 여자아이의 샌들이 발견된다.
사츠키는 메이를 찾기 위해 애타게 토토로를 찾는다. 결국 토토로를 만나게 된 사츠키는 토토로의 도움으로 고양이 버스를 이용해 메이를 찾는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고양이 버스의 도움으로 몰래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옥수수도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이전까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이 가상의 시공간을 나타냈다면, 이번 <이웃집 토토로>는 1950년대의 일본이라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시공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웃집 토토로>는 당시의 풍취와 정서를 잘 살려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요.
스토리라인은 매우 단순하고 잔잔하고 따뜻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이 따스함이 <이웃집 토토로>를 일본의 국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신의 한 수가 되었습니다.
이전까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은 어린아이가 보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처음부터 대상층이 아이가 아니었던 <루팡 3세>를 시작으로 주제가 무거웠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나 사람이 무수하게 죽어나가던 <천공의 성 라퓨타>는 확실히 따스함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웃집 토토로>는 그야말로 전체 이용가라는 말이 매우 잘 어울리는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악당은커녕 인물간의 갈등도 딱히 보이지 않습니다. 온통 따뜻함 뿐이지요. 길게 분석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이후 일본의 여러 사회상으로 보아 이 따스함이 일본인의 정서와 시대적 향수를 쓰다듬어 주었기에 사랑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이웃집 토토로>를 국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준 것은 두말할 것 없이 훌륭한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지브리에 거대한 2차 저작물 수익을 올려주기도 하였고요. (이건 설명하면 할수록 입만 아플 뿐이니 넘어가도 괜찮겠죠?^^)
+토토로, 카메오 출연
토이스토리 3를 보다 보면 토토로가 카메오로 출연합니다. 미국에서도 그만큼 인지도가 높은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스튜디오 지브리, 지옥의 1년
토토로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늘 그러했듯이) 기획단계에서 까인 작품이었습니다. 어둡고 가난했던 1950년대의 괴물 이야기라니, 투자자들이 좋아할 수가 없는 기획의 애니메이션이었던 것이지요. 이때 제작자 스즈키 토시오는 “하나가 안 되면 두 개로 간다!”라는 모토로 <반딧불의 묘>를 같이 들고 가서 두 작품을 동시에 제작하는 것으로 기획을 통과시켜버리게 됩니다. 그때가 1987년 4월 18일... <이웃의 토토로> 극장 개봉까지 앞으로 1년! 어찌할 것이냐 지브리!!! (뒷이야기는 다음번 <반딧불의 묘> 때 좀 더 정확하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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