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공간을 부탁해! - 3장. 나의 공간에 맞는 그림은? (4)
취학 아동이든 미취학 아동이든 상관없이 언제나 핸드폰, TV, 게임에 온 신경을 빼앗겨 있는 아이가 걱정스러운 부모님들이 분명 계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이들의 감성과 상상력을 키워주고 싶은데, 요즘같이 말초적인 자극이 난무한 시대에 아이들은 책은 거들떠보려고 하지도 않지요.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그림입니다. 자연스럽게 주변에서부터 명화를 감상하기 시작하면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길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다음 그림들을 아이의 친구로 만들어 주는 건 어떤가요?
모네의 이 그림은 인상주의를 활짝 연 그림입니다. 사람들은 이 그림의 제목에서 인상파라는 이름을 지어냈지요. 인상파의 대표작인 만큼 그 색의 쓰임이 매우 자유롭습니다. 아이들이 어째서 하늘은 하늘색이 아니고 강은 물색이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요. 물도 하늘도 단지 파랗기만 한 것은 아니고, 주변의 색들에 물들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준다면 색과 그림에 대한 흥미와 함께 감성도 올라갈 것입니다.
이 그림을 그린 화가 컨스터블은 자연주의로 유명한 화가입니다. 집 안에서라도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게 해주고 싶으면 이 그림을 추천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밖에서 뛰어 놀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만일 아이들의 정서를 중요시하여 뛰어놀게 해준다고 하더라도 아이의 친구들이 하나같이 학원에 다니느라 같이 놀 사람이 없는 경우도 많지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또 집 안에만 머물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람의 눈에 녹색이 눈에 좋다는 것을 아시나요? 파장이 가장 중간에 머물러있는 녹색은 눈의 피로를 가장 적게 해 주고 심신을 안정시켜주는 효과가 있지요. 비록 자연의 녹색에 비교할 바는 못 되지만 명화의 녹색으로 아이들의 눈과 마음을 보호해주십시오.
점묘화로 유명한 쇠라는 그림 한 폭을 전부 미세한 점으로 그린 것이 특징입니다. 선 하나 없이 무수한 점으로 빼곡히 캔버스를 뒤덮었지요. 오직 점으로만 이루어진 그림을 아이들의 눈으로 보면 신기할 따름이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물, 동물, 풍경 할 것 없이 매우 확실한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색점에 대한 흥미와 더불어 아이들이 “저 오른쪽의 아줌마는 왜 저렇게 엉덩이가 튀어나왔어?”라고 물어보면 얼마나 귀엽고 재미있습니까? 아마도 아이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을 그림은 이 그림이라고 생각됩니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라는 동요를 통해 알게 모르게 아이들에겐 사과는 빨갛다는 고정관념이 심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 빨간 사과 안에도 매우 여러 가지 색이 있지요. 사과엔 빨간색도, 노란색도, 녹색도 있을뿐더러 가끔은 파란색도 보라색도 보이곤 하지요.
아이들에겐 이러한 사과의 색이 마치 썩은 듯이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세잔의 사과 그림을 본 아이들 가운데에는 사과가 썩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도 있지요. 그때 빛에 따라 사물은 여러 가지 색을 띠게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면 아이들은 앞으로 사물을 관찰하는 눈이 다른 아이들과는 확연히 달라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