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선택, 극단적인 상황을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일을 저지르는 것은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아닌, 아주 먼 남들에게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을 너무도 당연한 전제를 깔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죠. 내 곁에 있는 사람은 그런 일을 저지를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본인이 판단하기에 절대 그럴 선택을 할 일이 없다는 것이죠.
과도하게 분석적인 사람들은 이 점이 가장 위험한 점입니다.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그럴 일이 없다는 근거가 얼마나 당연하지 않은 것인지를 모르죠. 본인들의 눈에 들어오는 정보들, 본인들의 머리에서 생각되는 이전에 있었던 일들에서 그랬던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적 있어? 없잖아!
마치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근거로 현재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하는 경우들이 있죠. 지금까지 그런 일은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죠. 과거의 정보에 근거한 판단의 위험성에 대해 다뤄드리겠습니다.
10년 전, 판교테크노밸리 입주민을 위한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 축제'가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인기 걸그룹인 포니밋의 축하 공연도 잡혀 있었죠. 행사장에는 700여 명의 인파가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어느덧 축제는 무르익었고 수많은 인파가 포미닛 공연을 보러 점점 더 모이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공연을 보기 위해 야외 공연장 인근 지하 주차장 환풍구 철제 덮개 위에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밟고 있었던 환풍구 철제 덮개는 겉보기에 위험해 보이지 않을 뿐, 실제로는 주어지고 있는 압박을 견딜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무대 위에서는 공연이 한창 진행돼가고 있을 때 환풍구 철제 덮개는 자신에게 주어지고 있는 무게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되어 무너져 버렸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철제 덮개를 밟고 있었던 사람들은 그들을 더는 버티고 있을 수 없었던 철제 덮개가 무너져 버림으로 인해 20m 아래로 추락하게 되었고, 이 사고로 16명이 숨졌고, 11명이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이 사고는 제가 심리카페에서 다양한 분들을 상담해오면서 접하게 되는 힘겨움을 버티고 있는 분과, 그렇게 간신히 버티고 있는 중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어서 계속 더 심리적, 정서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 사람들을 떠오르게 되는 일입니다.
단순한 안전 불감증으로만이 아니라,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내가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는 말이, 내가 무심코 보이고 있는 반응이, 내가 짊어지고 있게 하고 있는 것이 왜 아무렇지 않게 견뎌야 하고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판단에 대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언행을 하는 사람과 그런 언행을 받는 사람 모두요.
심리 정서적 압박을 아무렇지 않게 가하고 있는 사람뿐만이 아니고 그런 압박을 받고 있는 사람 역시 압박을 가하는 것에 대한 분별력 있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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