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우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읽고
무뚝뚝하게, 무쇠로 만든
거무튀튀한, 광택 하나 없는
무채색의 난로가 있어야 해.
연통은 천장에 닿을 듯 길게 솟았다가,
문밖으로 한 이 미터쯤은 빠져나가야 해.
그래야 사람들 머리 위로
누런 낙숫물을 뚝뚝 떨구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꼭,
연통은 나무로 짜인 격자창을 지나야 해.
알지?
나무로 만든 칸칸마다 말간 유리가
네모반듯하게 끼워진,
문이 열리는 드르륵- 소리에
유리가 가늘게 떠는 그런 문 말이야.
책방의 문은 꼭 그래야 해.
그래야, 비로소 책방이지.
그 책방은 겨울에만 열 거야.
그래야, 돌아온 네가 춥지 않을 테니까.
난로엔 부서진 하꼬짝,
못 쓰게 된 오비끼를 넣어 불을 지피고,
말간 노란빛 머금은 불꽃 위엔
더 노오란 주전자를 얹어 물을 끓일 거야.
그 옆에서 노릿노릿 익어가는 고구마 하나,
나는 그걸 뒤집으며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겠지.
너를 기다리면서.
그러다 유리창에 성에가 차오르면
나는 일어나 손바닥으로 창을 닦거나,
그 위에 너의 이름을 쓰겠어.
그렇게 쓰인 이름이
물방울이 되어 주르륵 흘러내리면,
나는 오늘도
네가 오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될 거야
※ 하꼬짝: 물고기등을 담던 나무로 된 상자.
오비끼: 건설현장에서 쓰는 목재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