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란 호수길 따라
동백이 붉다.
바람 시린 회색 나무 사이로
불쑥, 새빨간 동백.
잘그락, 잘그락
발 밑에 부딪친 포석 소리가
꽃잎에 닿더니
결국, 빨갛게 멍이 들고 말았다.
바람은 아직 찬데,
어쩌자고 꽃은 이리 붉은가
겨우내 오가던 사람의 발길에 지쳐
이렇게 붉어졌을까.
조금만 기다리면
따뜻한 봄인데
서러운 꽃봉오리 길가에 쌓였다.
떨어진 꽃들이 안쓰러워
남은 잎들은 울음을 꾹 삼키고 있다.
동백은 붉고,
봄은 아직 멀었다.
2025.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