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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감성으로 A급 생각하기

주접은 덤

by 노미화
같지 않은 생각이라 하더라도 공명할 수 있다.


생각의 도구 중 ‘유추’에 관한 부분이 흥미롭다.


양자역학이니 논리학이니 민주주의니 선善이니 하는 것들을 그 자리에서 바로 이해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어떻게 우리는 실제로 지각할 수 없는 것들을 배우고 설명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한 분야에서 습득한 지식을 전혀 다른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가? 어떻게 우리는 악기에서 일어나는 공명은 원자에도 적용되고, 원자의 공명이 의학에 적용된다는 것을 깨닫는가? 여기에 대한 답은 ‘유추’에 있다.

<생각의 탄생> 중에서



그러게 말이다. 어떻게! 어떻게?
같지 않은 생각이라 하더라도 공명할 수 있다. 공명, 공진, 맞울림.

오래전에 한 tv 프로그램에서 사람의 목소리로 와인잔을 깨는 실험을 본 기억이 있다. KBS에서 방영한 ‘스펀지’라는 프로그램이었고, 와인잔을 깬 사람은 가수 김종서였다. 몇 번의 실험 결과, 한 순간에 와인잔이 깨진 영상을 보며 놀라웠던 기억이 난다. 초고속 카메라로 슬로모션을 돌릴 때의 BGM은 결과를 극대화시켜줬다.

그 당시 가수 김종서가 유리를 깨는 실험은 굉장히 놀라웠다. 유리잔의 진동수와 김종서의 주파수가 맞물려, 충돌, 공명, 그리고 파괴. 쨍그랑! 주성치의 B급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고금 연주 자객의 암살스킬이 주성치 특유의 B급 감성이라 생각했었는데, 정말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암살스킬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 집 아이들이 흥분할 때 내는 고음은 내 고막의 진동수와 상당히 맞아떨어진다는 생각까지 미친다. 상당히 논리적인 고문스킬이었군. ‘아이고, 엄마 고막 터지겠다’라는 말은 여러모로 과학적인 말이었다니.


꼬리에 꼬리를 물어 연관성(내적성질의 유사성)을 찾는 것도 유추라고 이야기할 수 있으려나? 어쩌다 보니 공명에서 김종서를 시작으로 주성치를 지나 우리 아들들의 돌고래 소리까지 왔다.




개개인은 각각의 생각의 진동수를 가진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각자의 진동은 파장을 만들어 타인에게 영향을 알게 모르게 준다. 책도 마찬가지다. 책도 결국 사람의 생각을 쓴 것이니 오히려 이보다 명확하고 깔끔한 진동수를 가진다. 나와 맞는 주파수를 만났을 때 우리의 마음은 공명을 일으킨다. 공감, 반성, 적대감, 친근함, 안도, 부러움, 질투, 사랑, 미움 등 여러 감정과 생각의 공명들.

프랑스의 철학자 디드로는 인간의 감각소질을 ‘진동하는 민감한 현’에 비유했다. 그리고 진동하는 현은 다른 현을 진동시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는 “마음의 악기는 놀라운 도약을 가능하게 하며, 불려 나온 하나의 생각은 때때로 불가해한 간격으로 ‘배음’을 시작한다”라고 말했다.
(배음 : 진동체가 내는 여러 가지 소리 가운데, 원래 소리보다 큰 진동수를 가진 소리)
<생각의 탄생> 중에서



독서를 하고 글을 쓰면서 생각을 남기는 것은 분명 내 고유진동수에 어떤 공명과 파장을 일으킨다. 언제나 그렇듯 좋은 울림, 건설적인 울림이 성장의 방향으로 증폭이 되었으면 좋겠다. 부정적인 울림은 잔잔한 호수에 작은 돌을 던졌을 때 이내 조용히 사라지는 대수롭지 않은 파문이 되길 바란다.






끊임없이 진동하며 주파수를 보냅니다.
비슷한 주파수를 찾고 있어요.
함께 공명하며 성장합시다.
같지 않아도 충분히 공명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단말이죠.

#주성치영화땡기네요
#주접코드가비슷해요
#생각의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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