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멍과 완벽한 군고구마의 조합
불멍을 하다 보면 괜히 뭐라도 구워 먹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다. 이번에는 고구마를 호일에 돌돌 말아 불 속에 넣었다. 이게 은근히 까다로워서 금방 타버리기 쉽다. 그래서 이번에는 틈틈이 고구마를 뒤집어주고, 너무 뜨거워 보이면 조금 덜 뜨거운 자리로 옮겨가며 정성을 들였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꼬챙이로 콕 눌러보니, 쑥 들어가며 다 익었다는 신호가 왔다.
집게로 조심스레 꺼낸 뒤 호일을 벗기니 뜨거운 김이 훅 치솟았다. 한입 베어 물자마자 달큰한 고구마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겉은 살짝 캐러멜처럼 눌어붙고 속은 부드럽고 촉촉해, 도시에서 에어프라이어로 구워 먹는 맛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불의 온기가 고구마를 천천히 익히면서 특유의 깊고 고소한 맛을 완성해 준다.
불멍은 그저 불을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는데, 손에 따끈한 고구마 하나까지 쥐고 있으니 그 온기가 더 오래 머무는 듯하다. 아무 말 없이 불빛을 바라보며 고구마 한 조각씩 나눠 먹는 그 순간이 작은 사치처럼 느껴졌다. 역시 불멍에 구워 먹는 음식 하나 얹으면 그 시간이 훨씬 더 따뜻해진다.
겨울이 깊어지면 이 고구마 맛이 더 간절해질 것 같다. 내년엔 이참에 고구마 농작물에 도전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