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범한 초능력 체험기
요즘 약을 먹느라 한 3주 정도 카페인을 아예 마시지 않았다. 카페인 부족으로 인해 계속 졸린 상태가 유지된다. 특히 점심 먹고 2시 정도 되면 장난 아니다. 요즘 잠이 부족한 이유도 있겠지만 카페인 각성효과가 새삼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카페인을 끊고 3주가 지난 시점에 카페인 커피를 한잔 마셨다. 카페인이 몸속으로 들어오는 느낌을 받았다.
커피를 마시지 마자 이상하게 평소보다 주변의 소리를 예민하게 들을 수 있었다. 너무나 이상했다.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의 대화소리가 바로 앞에 있는 사람처럼 또렷이 들렸다. 요즘 너무 피곤해서 정신이 이상해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심지어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의 얼굴을 보면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마음속 생각이 들렸다. 진짜 이런 말도 안 되는 능력이 나에게 생긴 것인가 한동안은 믿지 않았다. 그리고 너무 많은 말들이 들려서 머릿속이 혼란스럽고 정신이 없었다.
오늘은 회사에 회의가 있는 날이었다. 회의 중에 상사가 '요즘 애들은 정말 정신상태가 썩었어. 이번 프로젝트도 망했어. 누구의 잘못으로 몰아갈까' 하는 마음속 이야기가 들렸다. 옆에 앉은 직원은 '이런 건 맨날 왜 시킬까' '오늘 점심 약속 있는데 회의는 몇 시에 끝날까' '오늘 점심은 뭘 먹지' 마음의 소리가 다 들렸다.
험악한 분위기의 회의실 속에 나 혼자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다른 딴생각을 하면서 이렇게 회의를 하는구나.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 순간 이런 능력이 왜 나에게 발생했는지 알 수 없었고 두려워졌다. 지나치게 모든 사소한 소음도 크게 들렸다. 모든 게 카페인과 연관이 있을 것 같아 앞으로 카페인 섭취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넷에 소음, 마음의 소리, 독심술 이런 키워드를 입력해 봤다. 딱히 내가 참고할 만한 정보는 나오지 않았다. 순간 배가 고파 노트북 옆에 있는 초콜릿 간식을 먹었다. 사소한 소음이 갑자기 더 잘 들렸다. 아뿔싸 초콜릿에 카페인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깜빡했다. 카페인을 먹으면 능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그 이후 철저하게 카페인 성분을 따지고 음식을 먹었다. 그랬더니 다시 몸에 카페인이 없어지면서 피곤이 몰려왔다. 서서히 잠이 들었고 눈이 떠보니 모든 게 한낱 꿈이었다.
오늘 쓸 에피소드가 없어서 이야기를 만들어 보았다. 이런 능력이 있다면 과연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