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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vs. 무계획

마음이 불안할 때

by 홍주현

우울감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미래에 대한 생각에 있다. 즉, 대책을 갖고 있지 않다는 현실, 대책을 갖고 있어야만 한다는 생각이다.


망상이다.


불안과 두려움은 미래에 갑작스레 닥치는 일 때문에 곤경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짐작에서 생긴다. 이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계획을 하고 예행 연습을 열심히 해도 그대로 상황이 전개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다.


곤경을 당하고 갑작스러운 일에 잘 대처하지 못하는 건 계획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실은,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보내지 않은 태도에 있는 건지도 모른다.


계획이 있어도 평소 충실하게 생활하지 않았다면 또는 예행 연습을 대충 했다면 실제 갑작스러운 상황에 닥쳤을 때 허둥지둥하다가 곤경에 처하고 만다. 반면, 계획이나 대책이 없으면 없는 대로 오늘을 충실하게 보내면 미래에 갑작스레 닥치는 일에도 침착하게 대처할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건 계획이나 대책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정신 바짝 차리고 오늘 일에 최선을 다하느냐다. 오늘을 열심히 살다보면 문득 대책이 나타날 수도 있고, 그럴 필요 없이 일이 술술 풀릴 수도 있는 법이다.


어떤 일을 이루는 건 계획이나 대책 덕이 아니다. 화초에 꽃이 피는 건 꽃을 피우겠다는 결심, 계획 때문이 아니다. 화초에 관심을 두고 매일 물 주고 햇빛 쬐어주는 정성과 애정에 달려 있다.


마찬가지로 미래에 어떤 일을 이루는 건 계획이나 대책 그 자체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현실을 얼마나 충실하게 보내는지에 달려있다. 그냥 오늘을 사랑하고 지금 이 순간 할 일을 성실히 하는 태도에 있는 것이다.


마음이 요구하는 계획이나 대책은 그저 지금 잠깐 불안함을 달래는 수단에 그칠 뿐인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요구를 들어 주려야 들어 줄 수 없는, 즉 당장 계획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불안해서 계획을 내 놓으라고 떼쓰는 마음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진짜 미래는 '계획'이 아니라 '오늘'에 달려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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