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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주현 Feb 04. 2019

안달감 다스리기

<하기 싫은 일을 하는 힘> 활용법

문득 '빨리 책을 내고 싶다'는 문장이 머리 위에서 떠올랐다. 가슴 언저리 부근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그 속에 안달하는 느낌이 있다. 마치 잔잔한 호수 표면 위에 내려 앉을 듯 말듯 낮게 떠 있는 짙은 안개 뭉치가 회오리 모양으로 돌고 있는 것 같다.


지금 머리 위에 뜬 문장처럼 책을 냈을 때 느낌은 어땠던가. 순간적으로 지난 책을 냈을 때 느낌을 추적했다. 그 느낌은 특별한 개성을 갖고 있지 않다. 그 느낌은 우리 집이라며 이사할 집에 들어섰을 때 느낌, 이사하고 한동안 지속되는 느낌과 비슷하다. 또, 의원실에서 함께 일하자는 소식을 받았을 때 느낌, 고대하던 승진이 이루어졌을 때 느낌과도 같다. 아무 생각없이 샀던 복권이 당첨됐을 때 느낌도 내가 쓴 원고 만든 책을 처음 봤을 때 느낌과 비슷한 것 같다.


만약 빨리 책을 내고 싶다는 바람이 어떤 짜릿하기도 한 것 같은 그 느낌을 느끼고 싶어서라면, 구지 책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그 느낌이 무엇이지 알고 있으니, 당장 나는 그 느낌을 불러올 수 있다. 마치 지금 바람이 이루어진 것처럼..


뭔가가 안달하고 있는 가슴 언저리 부근에서 그 느낌을 재생시켰다. 회오리치던 안개 뭉치가 사라지고 그 어떤 설레이면서도 다소 흥분되는 듯한 느낌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자칫 지금을 불만스럽게 만들 안달감도 사라졌다. 더이상 의도적으로 느낌을 재생시키지 않아도 만족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이 안달감을 다스리지 못하고 그대로 맥없이 휘둘려 작년 한 해 동안 내내 고생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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